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가 “NLL은 미국이 땅따먹기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라고 말했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녹취록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정말 그랬다면, 맞는 말씀 아니냐.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저는 박수쳐 드리고 싶다"며 논쟁에 가세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14일 통합진보당에 따르면, 이정희 후보는 지난 11일 대구경북 지역 유세에서 "새누리당은 이것이 북의 월선을 조장해 국기를 문란하게 한 것이라면서 대북게이트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NLL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그은 선이지, 남북 간에 합의된 해상경계선이 아니다"라며 "유엔사 고문이었던 이문항 씨가 이미 NLL은 유엔군이 한국군과 한국 어선의 항해로 충돌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임의로 정한 선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을 향해 "더구나 남북정상이 10.4 선언으로 서해평화협력지대 창설을 약속하지 않았나. 서해 해상경계선이 없어 일어나는 문제의 해결원칙과 방법이 이미 남북 간에 공식 합의되어 있는데, 새누리당은 지금 왜 이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이냐"며 "이번 대선에서 북풍이 아니면 이기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른 것이냐"고 힐난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에 대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미 5년 전 오늘, 'NLL은 처음에는 우리 군대의 작전금지선이었다. 이것을 오늘에 와서 영토선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5당 원내대표 간담회에서 말씀하신 일이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의 5년전 발언을 상기시킨 뒤, "무엇이 두렵까? 수구보수집단의 종북 공세가 두렵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미 뛰어넘은 역사왜곡과 분단의 금기에 또 다시 갇혀버리는 야당이 도대체 어떻게 역사를 진전시킬 수 있냐"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NLL의 진실을 외면하기에 서해위기가 이어지는 것이다. 어선남하에 전투기가 발진하고 경고사격을 단행하는 위험천만한 무력대응이 자행되고 있다"며 "민주당이 침묵한다면, 통합진보당이 10.4 선언을 지키겠다"며 거듭 민주당을 힐난했다.
이정희 후보의 논란 가세에 새누리당은 내심 크게 반색하는 분위기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방한계선을 수호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포기하려 했다면 박수를 칠 정도로 잘한 일이라고 한 이정희 전 대표의 발언을 전해 듣고 국민의 대다수는 기가 막혔을 것"이라며 이 후보를 비난하면서도 주된 화력은 민주통합당을 향해 퍼부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嫡子)인 문재인 의원을 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민주통합당이 이정희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2007년의 남북 국방장관 회담이 결렬된 것은 북방한계선을 수호하겠다고 한 ‘꼿꼿 장수’ 김장수 당시 국방장관의 경직된 태도 때문이었다고 말한 문재인 후보는 이정희 전 대표의 생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닌지 역시 궁금하다"며 "문 후보와 민주통합당은 이 전 대표의 발언을 어떻게 보는지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공세를 폈다.
민주통합당은 아직 즉각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으나 이정희 후보의 논쟁 가세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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