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살생부'에 한나라 충격, "싹 바꿔야"

'5%p 잣대' 들이댈 경우 박근혜 등 1~2명 외는 초토화

2012-01-03 12:46:55

한나라당이 당 지지도보다 개인 지지율이 5%포인트 낮은 현역의원들을 전원 물갈이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가운데, 이 잣대를 엄격히 적용할 경우 한나라당 아성인 대구에서 12명 한나라당 현역의원 가운데 심사를 통과할 의원은 박근혜 비대위원장 등 한두명뿐으로 조사돼 파장이 일고 있다.

또한 박근혜 위원장에 대해서조차 지역 유권자의 6할은 새 인물로 교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 한나라당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민감한 시점에 일종의 '대구 살생부'가 나온 셈으로, 이해봉 의원에 이어 TK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으로 이어지는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3일 대구 <매일신문>과 KBS 대구방송총국은 여론조사기관인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월20~23일 대구지역 12개 선거구별로 만 19세 이상 성인 6천4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지역구별로 평균 500명씩을 조사한 셈으로, 최대 규모의 여론조사다. 무작위 표본추출 전화응답방식(ARS)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7% 포인트다.

결과는 해당지역구 의원들에게 충격적이었다. 해당 지역 국회의원 교체 희망도에서도 60%가 넘는 지역이 중·남, 동갑, 서, 북갑, 북을, 수성을, 달서갑, 달서을 등 무려 8곳에 달했다.

현역 의원을 다시 뽑아야 한다는 응답이 30%를 넘은 곳은 대구 동을(39.8%), 달서병(35.9%), 달성군(32.7%) 단 세곳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10~20%대에 불과했다.

또한 현역의원의 지역구 활동에 대해 달성군(박근혜), 동구을(유승민)을 제외한 10곳에서 '못했다'는 의견이 '잘했다'는 의견보다 많았다.

◆중·남구(배영식)
배영식 의원의 활동에 대해 '못했다'(52.1%)가 '잘했다'(16.6%)보다 35.5%포인트나 높았다. 또한 새 인물로 교체(73.6%)를 원하는 주민들이 다시 당선(17.1%)시키겠다는 의견보다 56.5%포인트나 높았다.

◆동구갑(주성영)
주성영 의원의 활동에 대해 '못했다'(43.8%)가 '잘했다'(23.4%)보다 20.4%포인트 높았다. 교체지수 역시 높아 다른 새 인물로 교체(65.2%)가 다시 당선(19.6%)보다 45.6% 포인트 더 높았다.

◆동구을(유승민)
유승민 의원의 활동에 대해 '잘했다'(41.6%)가 '못했다'(39.1%)보다 2.5% 포인트 높았고 대구 전체 평균(27.8%)보다 13.8%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교체 지수는 새 인물로 교체(53.7%)가 다시 당선(39.8%)보다 13.9% 포인트 많았다.

◆서구(홍사덕)
홍사덕 의원의 활동에 대해 '못했다'(45.1%)가 '잘했다'(22.2%)보다 22.9%포인트 높아 부정적이었다. 교체의향 역시 높아 새 인물로 교체(67.1%)가 다시 당선(21.2%)보다 45.9%포인트나 높았다.

◆북구갑(이명규)
3선 구청장과 재선 국회의원 등 20년 가까운 기간 이 지역에서 군림해온 이명규 의원의 활동에 대해 '잘했다'(18.0%)보다는 '못했다'(54.8%)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른 새 인물로 교체(77.5%)가 다시 당선(16.3%)보다 61.2%포인트 더 높았다.

◆북구을(서상기)
서상기 의원의 활동에 대해 '잘했다'(24.4%)보다 '못했다'(42.0%)는 응답이 배 가까이 많았다. 교체 의향 역시 높아 다른 새 인물로 교체(69.3%)가 다시 당선(21.5%)보다 47.8%포인트 높았다.

◆달서갑(박종근)
박종근 의원의 활동에 대해 '잘했다'(22.5%)보다 '못했다'(47.5%)가 배이상 많았다. 새 인물로 교체(74.7%)가 다시 당선(21.2%)시키겠다는 의견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달서을(이해봉, 불출마 선언)

◆달서병(조원진)
조원진 의원의 활동에 대해 '잘했다'(35.1%)와 '못했다'(37.2%)가 엇비슷했다. 교체지수 역시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른 새 인물로 교체(57.6%)가 다시 당선(35.9%)보다 21.7% 포인트 높았지만 대구 전체(교체 의향 66.7%)보다는 양호했다.

◆수성갑(이한구)
이한구 의원의 활동에 대해 '잘했다'(33.0%)와 '못했다'(36.0%)는 평가가 엇비슷했다. 다시 당선시키겠다는 의견(30.2%) 역시 대구 평균(24.5%)보다 5.7% 높았다.

◆수성을(주호영)
주호영 의원의 활동에 대해 '못했다'(38.5%)가 '잘했다'(29.1%)보다 9.4%포인트 더 높았다. 다른 새 인물로 교체(67.6%)가 다시 당선(24.7%)보다 42.9%포인트나 높았다.

◆달성군(박근혜)
박근혜 비대위워장에 대해선 현역의원 만족도가 대구에서 가장 높았다. '잘했다'(48.5%)는 의견이 '못했다'(35.2%)보다 높았다. 그러나 다른 새 인물로 교체해야 한다(59.8%)가 다시 당선(32.7%)보다 27.1%포인트나 높아 지역민들의 피로감을 노정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한마디로 대구 민심 역시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피로감이 극에 달했으나 아직 대체세력은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야권후보와 무소속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수도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북구갑, 달서을, 달서병 유권자들의 경우 4월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으나, 야권후보와 무소속후보 지지도를 합할 경우 한나라 후보보다 높게 나왔다. 이는 강력한 야권후보가 무소속 후보 등과 야권 단일화를 해 한나라당 후보와 1대 1 대결구도를 구축할 경우 접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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