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소방본부 특명, "김문수 목소리 기억하라"

[김문수-소방관 통화 전문] 소방관들 "황당", "가혹" 반발

2011-12-28 17:08:39

김문수 경기지사가 경기도 남양주소방서 119상황실 근무자 2명이 자신의 전화를 장난전화로 오인해 응대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징계조치를 내린 것과 관련, 과잉 징계를 철회하라는 비판여론을 일축한 가운데 당시 상황을 감지할 수 있는 통화록이 공개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 지역신문인 <중부일보>는 28일 발단이 된 지난 19일 정오께 김 지사와 119 상황실 근무자간 통화 내역을 공개했다.

▶소방관 = 남양주 소방서입니다
▶김 지사 = 김문수 지사입니다.
▶소방관 = …
▶김 지사 = 도지사인데 누구십니까?
▶소방관 = …
▶김 지사 = 누구시냐구요?
▶소방관 = 왜 그러십니까.
▶김 지사 =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소방관 = 이 전화는 비상전화입니다. 일반전화로 하셔야 합니다.
▶김 지사 = 왜 이름을 가르쳐 주지 않습니까?
▶뚜뚜~(소방관이 전화를 끊었다)
▶김 지사 = 김문수 지사입니다. 누구십니까?
▶소방서= 네 000입니다.
▶김 지사= 방금 전화 받은 분이 누구십니까?
▶뚜뚜~


<중부일보>에 따르면, 화가 난 김 지사는 이날 도 소방재난본부에 친절교육을 실시하라고 주문했고, 도 소방재난본부는 즉시 도내 34개 소방서에 김 지사와 소방관이 나눈 대화 녹음 자료를 확보해 "김문수 지사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친절교육을 실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 결과 27일 현재까지 도내 30개 소방서가 녹음 자료를 활용하여 친절교육을 실시했고, 도 소방본부는 관련 소방관 2명을 각각 포천과 가평소방서로 인사조치하고, 징계를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다수의 소방관들은 “김 지사의 목소리를 들려주라고 지시한 것 자체가 황당하다”면서 “장난전화로 오인한 건데 징계까지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도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정황은 이해가 가지만 원칙적으로 전화 응대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김문수 지사는 28일 오후 트위터에 한 시민이 "소방서에 장난 전화가 얼마나 오는지 아시냐"며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글을 올리자 "소방시스템에 위치도 나온답니다. 근무자들 기본이 안된 거죠"라고 일축하며 징계를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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