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수상한 차가 나를 미행하고 있다"

정 "임태희-최중경에게 책임 물어야", "곧 MB에게 사의 표명"

2011-03-21 08:32:48

초과이익공유제를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정운찬 전 총리가 최근 '수상한' 차량으로부터 미행을 당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2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정 전 총리의 한 측근은 20일 "3주 전부터 정 전 총리의 차량을 검은색 쏘나타 차량이 미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위원회 관계자로부터 들었다"며 "이 차량은 렌터카를 의미하는 '허'자 번호판이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3~4일 전부터는 흰색 쏘나타 차량도 정 전 총리를 따라다녔다고 한다.

정 전 총리도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운전기사로부터 수상한 차량이 몇 주째 따라붙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따라다니는 차량을 의식해 목적지를 순간적으로 바꾸기도 했다고 한다.

정 전 총리 주변 인사들은 누가 미행하는지에 대해 "정 전 총리의 최근 활동에 민감한 이해관계를 가진 쪽 아니겠느냐"고 했다. 정 전 총리는 3주 전쯤인 지난달 23일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안했고, 그 무렵부터 4·27 경기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문제를 놓고 본격적인 고민에 들어갔었다.

한편 정 전 총리는 "조만간 대통령께 예의를 갖춰 사의(辭意)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최중경 지경부 장관 등 일부 정부 인사들의 언사가 대통령과 정부의 동반성장 의지를 의심케 할 정도로 도를 넘었다는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정 전 총리의 측근들은 "정 전 총리는 최 장관은 물론이고 임태희 대통령 실장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청와대 측은 "국무총리까지 지낸 분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 전 총리의 최근 행보에 불만을 나타냈었다.

정 전 총리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초과이익공유제 문제로 삼성 이건희 회장과 논란을 벌일 때 임태희 실장측이 '삼성에 강하게 대응하지 말라'는 뜻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특히 임 실장에 대해서는 분당을 보궐선거에 강재섭 전 대표를 밀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임 실장은 "분당을에 특정인을 지원한 적도 없고, 삼성문제에 대해 정 전 총리에게 어떤 이야기나 입장을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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