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구미보 균열' 확인, 감리일지에 적혀있어

감리일지 "권양대 상부슬래브 균열, 권양대 구조검토 의뢰"

2010-07-03 08:18:05

4대강 공사구간 가운데 낙동강 구미보 상판에 균열이 생겼다는 보도가 사실로 확인됐다.

<내일신문>이 2일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자 김진애 민주당 의원이 이날 오후 구미보 공사현장을 찾았다. 김 의원은 민주당 4대강 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건축 전문가로, 그동안 4대강 사업 보가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수리모형실험 등을 하지 않고 졸속으로 진행돼 부실 위험이 크다고 경고해왔다.

현장에 도착한 김 의원은 현장 감리단에게 감리일지 제출을 요구했고, 감리단이 제출한 감리일지 6월17일자에는 "권양대 상부슬래브 균열, 권양대 구조검토 의뢰, 한맥기술에 의뢰"라고 뚜렷이 균열 사실이 기록돼 있었다. 한맥기술은 보 건설에 관여하지 않고 있는 안전진단 전문 외부업체다.

수문을 들어올리는 권양기(쇠밧줄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기계장치)가 설치된 40m 높이의 권양대 상부에 균열이 생겨는 붕괴 위험이 있다는 <내일신문> 보도가 사실로 확인된 것.

또한 균열 때문인지 구미보에 설치된 무게 660t, 높이 11m, 너비 45m짜리 수문 2개를 보조 지지대가 양쪽에서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지대는 애초 구미보 설계에는 들어 있지 않던 구조물이다.

김 의원은 “외부업체에 구조설계 검토를 맡긴 걸로 봐서 수문 시공과 관련해 구조물 안전 등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콘크리트를 타설한 지 3주 정도 지난 뒤 수문설치 시운전에 들어가는 등 지나치게 속도를 내다보니 부실공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일상 낙동강살리기사업 30공구 감리단장은 “일지 내용은 일상적인 안전점검을 기록했을 뿐 문제가 발견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균열은 없었다”고 감리일지에 적힌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또 설계에 없던 지지대를 세운 이유에 대해서도 “구미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문을 다는 공사여서 최대한 안전하게 공사를 한다는 차원에서 당초 계획을 바꿔 가설 지지대를 세운 것이지 공사상의 문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구미풀뿌리희망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된 만큼 정부와 시공사는 즉시 민관 전문가들로 조사단을 구성해 공개적인 조사에 착수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절차를 무시한 채 속도전으로 치닫고 있는 4대강 사업이 결국 보의 붕괴위험까지 부르고 있다"며 정부에게 구미보뿐 아니라 4대강 16개 보의 공사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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