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00억달러 UAE 원전 수주 확정

2020년까지 한국형 원전 4기 건설, 사상 첫 원전 수출

2009-12-27 19:34:57

한국전력공사 컨소시엄이 27일 UAE(아랍에미리트)가 발주한 총 400억달러(우리돈 47조원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첫 원전 플랜트 수출이자 사상 최대규모의 해외수주다.

이번에 공사를 수주한 한전 컨소시엄에는 한전 외에 현대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본 도시바가 참여했다.

26일 UAE 아부다비에 도착한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오후 에미리트 팰리스호텔에서 칼리파 빈 자에드 알 나흐얀 UAE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전 컨소시엄의 UAE 원전 수주를 확정했다.

이 대통령과 칼리파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압둘라 UAE 외교장관 간에 체결된 한·UAE 경제협력협정, 김쌍수 한전 사장과 칸둔알 무바락 UAE 원자력공사(ENEC) 회장 간에 서명된 원전사업 계약서 서명식에 참석했다.

한전 컨소시엄은 이번 계약으로 1천400MW급 한국형 원전 4기를 설계·건설하며 1호기는 오는 2017년 준공하고 나머지 3기는 2020년까지 완공한다.

발전소 시공 등 건설 부문의 수주액은 200억 달러이며, 원전 수명 60년 동안의 운전, 기기교체 등의 운영에 참여하며 추가로 200억 달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원전 건설비 중 절반 가량은 미국 웨스팅하우스 몫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웨스팅하우스가 원자로냉각재펌프(RCP), 원전제어계측장치(MMIS) 등 핵심 기술을 담당하기로 했으며, 이들 냉각제 펌프와 MMIS 설비는 주기기 설비 공사비의 4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사업비 400억달러(한화 47조원대) 중 건설부문은 15%에 해당하는 7조원 정도이며, 이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각각 55대 45의 비율로 담당할 예정이다. 또한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기자재 공급은 두산중공업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번 원전 수출 계약으로 지난 1978년 미국 기술에 의해 고리 원전 1호기를 첫 가동한 지 30여년만에 한국형 원전(APR1400)을 처음 수출, 원전 수입국에서 원전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이 대통령은 UAE 원전 수주를 놓고 한국, 프랑스, 미국 등의 경쟁이 격화되자 한.UAE간 정부차원의 협력을 제안하는 친서를 전달하고 이번 입찰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와 지난달 이후 6차례 전화통화를 하는 등 수주지원 외교를 폈다. UAE는 수주 경쟁국 가운데 이 대통령만 아브라비에 초청함으로써 한국이 최종 낙찰자가 됐음을 시사했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 수교 30주년인 2010년을 앞두고 대규모 경제협력이 이뤄진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내년중 칼리파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했고, 칼리파 대통령은 편리한 시기에 방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귀국 길에 올라 28일 오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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