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충남도지사직 사퇴 '초읽기'

시장·군수, 지방의원도 동반사퇴. "MB 방송후 민심이반 가속"

2009-11-30 13:04:24

이완구 충남지사가 30일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선언에 강력 반발하면서 빠르면 금주중 지사직 사퇴를 강력 시사했다. 이 지사가 지사직을 사퇴할 경우 충남 시장·군수, 광역·기초의회 의원들도 다수 동반사퇴할 것으로 알려져 파문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국민들에게 도지사직을 건다고 했다"며 "그래서 내일 충청권 한 500여 분의 각계 지도층 인사들 모시고 간담회를 갖는다. 나는 생각이 대충 정리가 됐지만 그 분들 의견도 들어보고 조만간 내 의견을 밝히겠다"며 지사직 사퇴가 임박했음을 강력시사했다.

그는 도지사직 사퇴 이유와 관련,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국민과 약속을 지켜야 된다는 것을 각인시켜줄 필요는 있다고 본다"며 "정치인들이 너무 약속을 안 지키고 한 말에 대해서 자꾸 뒤집으니까 우리 국민들에 정치인들에 대해서 믿지를 않는다. 아무리 얘기를 해도 그 진정성을 의심하기 때문에 앞으로 정치인들을 좀 믿을 수 있다고 하는 그런 선례를 만들고 싶다"며 이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충청투데이>도 이날 "이 지사가 12월 1일 오후 2시 충남도청 대강당에서 정계, 학계, 종교계, 문화예술계, 언론계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후 금주 내로 최종 거취를 표명할 예정"이라며 "이 지사의 사퇴는 이미 뜻을 같이하기로 결의한 충남지역 시장·군수, 광역·기초의회 의원들의 동반사퇴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들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상당수는 당적에 관계없이 이 지사와 뜻을 같이하기로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광역·기초단체장과 광역·지방의원의 줄사퇴는 국가정책에 대한 신뢰가 땅바닥에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물론, 내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의 민심이반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전일보> 역시 이날 "한나라당 소속 이완구 충남지사의 지방선거 불출마 또는 지사직 사퇴 등에 대한 입장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충남도의원과 시·군의회 의원 등의 동조 분위기가 감지되는 등 지역 정가에도 거센 회오리가 예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완구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박성효 대전시장,정우택 충북지사가 24일 행복도시 건설 예정지에서 세종시 원안 추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평화방송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TV방송에서 세종시 수정을 선언한 데 대해 "참 참담하다"며 "자유민주국가에서 법치와 국민 상호간의 믿음이 깨졌을 때 우리 사회를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 지 대단히 걱정이 된다. 이런 것들은 효율과는 비교할 수 없다. 우리 충청도 입장에서는 이미 신뢰가 훼손된 이상 어떠한 대안도 받아들이기가 뭐 어려운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대통령께서 청계천 복원 사업 때 한 4천여번 주민들과 만나면서 설득하고 이렇게 하셨다. 그런데 지금 이 행복도시에 관한 한은 참 그런 노력이 없었던 것 같다. 열성과 여러 가지 노력을 해오신 적은 없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내달 중순 발표할 최종안에 대해서도 "지금 총리 지명 이후에 나올 대안은 다 나왔다고 본다. 나왔는데 그 나온 대안이라는 것이 원안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를 않는다"며 "그거를 종합선물세트 꾸리듯 그렇게 내놓고서 가자, 하는 이야기는 이 신뢰가 깨졌기 때문에 대단히 어렵다"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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