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혁신위, 묵살 당하고도 그냥 "go go"

이상민 "혁신위 리더십 엉망진창", 국힘 "혁신위 외침은 '쇼'"

2023-07-14 13:47:08

"혁신안을 거부하면 당이 망한다"는 경고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불체포특권 포기' 거부로 묵살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은경 혁신위가 짧게 유감 표명만 한 뒤, 예정한대로 '민심 수렴' 행보에 나섰다.

혁신위는 14일 저녁 경기 광명시의 한 청년복합문화공간에서 간담회를 열고, 내년 총선에서 최초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청년들과 만난다. 민주당에 비판적인 청년층의 얘기를 듣겠다는 것.

17일 오후에는 후쿠시마와 가장 가까운 제주도를 찾아 도민들에게서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의견을 듣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를 한다는 계획이다. 혁신위의 오염수 방류 여론 수렴은 뜬금없다는 눈총도 받고 있으나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아울러 21일에는 '꼼수 탈당 방지'를 골자로 하는 2호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홍일 의원 복당으로 이미 무력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밀어부치겠다는 것.

이같은 혁신위 행보는 지난 13일 민주당 의총에서 1호 혁신안이 묵살된 뒤 김 위원장이 자리를 걸고 강력 대응하지 않겠냐는 정가 일각의 관측과는 거리가 먼 행보다. 김 위원장이든 혁신위원들이든 간에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비명 이상민 의원은 1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진행자가 '불체포특권 포기 건부터 이렇게 되면 혁신위가 지탱하기가 좀 힘들지 않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혁신위가 첫 번째 내놓은 것부터 '꼼수 탈당' 어쩌고저쩌고 한 것도 당장 지도부가 뒤엎는 그런 거를 보이지 않았나"라며 김홍일 의원 복당을 지적한 뒤, "그렇게 되면 혁신위는 체면은 체면대로 권위나 리더십이 진짜 엉망진창 되어 버리죠"라며 이미 김은경 혁신위가 무력화됐음을 지적했다.

그는 화살을 이재명 대표에게 돌려 "그때 최고위 회의에서 결론을 냈어야죠. 그때 당대표고 최고위원들 다 있으면 그 자리에서 '혁신위 안은 우리 당이 이미 약속한 거고 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혁신위의 1호 안을 존중해서 그대로 따른다'고 하고 당내의 의원들 공감을 이끌어 내야죠"라고 질타했다.

이어 결국은 여론의 눈총에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며 "이렇게 질질 끌면서 마지못해서 하느니 처음부터 흔쾌히 선제적으로 탁탁탁 치고 나가면 시원시원하지 않겠나"라고 힐난했다.

국민의힘도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특권 내려놓기를 비롯한 국회 개혁을 바라는 국민 기대를 저버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윤리 정당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는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의 간곡한 호소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쇄신안을 안 받으면 당이 망한다'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민주당이 스스로 혁신안을 걷어차 버렸다"며 "민주당은 도대체 얼마나 떳떳하지 못한 일에 많이 연루되어 있길래, 방탄 특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거냐"고 힐난했다.

이어 "‘민주당다운 윤리 정당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는 혁신위와 박광온 원내대표의 외침은 그저 ‘쇼’"라고 맹공을 폈다.

처음부터 '친명 혁신위가 아니냐'는 의구심 속에서 출범한 김은경 혁신위의 행보가 점점 '존재감 소멸'을 자초하는 양상이다.
Copyright ⓒ 2006-2025 Views&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