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조선일보> 사찰문건 놓고도 진실공방

박형철 "특감반장이 하지말라 했다" vs 김태우 "상부에서 요구"

2018-12-20 09:19:31

청와대 감찰반원 재직당시 김태우 수사관(43)이 작성한 <조선일보> 사찰 문건을 둘러싸고 또다시 청와대와 김 수사관이 진실공방을 벌였다.

김태우 수사관이 작성한 <조선일보> 관련 문건은 지난 7월 11일 작성한 '코리아나 호텔 사장 배우자 이미란 자살 관련 동향'을 비롯해 '조선일보, BH의 홍석현 회장의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 검토 여부 취재 중' '조선일보, 민주당 유동수 의원 재판거래 혐의 취재' 등 3건이다. 뒤의 두 문건은 7월 24일과 8월 6일에 작성된 것이다.

이 가운데 '코리아나 호텔 사장 배우자 이미란 자살 관련 동향' 문건에는 시댁인 조선일보 사주 일가와의 금전 거래가 관련돼 있다는 등 내밀한 정보를 비롯해 유서와 고소장 등이 첨부돼 있다. 김 수사간은 문건 전문을 SBS에 보내기도 했다.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19일 저녁 긴급 브리핑에서 “김 수사관이 주장하는 언론사 동향 보고는 ‘언론사찰의 소지가 있으니 작성하지 말라’고 특감반장이 폐기한 보고서다”며 “저에게도 보고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수사관은 이날 밤 SBS와의 인터뷰에서 "상부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 조선일보 관련 보고를 수시로 하게 됐다"고 상반된 주장을 했다.

김 수사관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첩보 보고서가 있다는 것은 (상부) 승인이나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특감반장에게) 보낸 텔레그램 보고를 출력하면 1만 페이지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첩보 작성의 모든 시작은 텔레그램”이라며 “컴퓨터에 있는 보고서 파일은 ‘(보고서 작성을 위한) 초안이 완성됐다는 뜻’이며, 이는 상부의 지시나 묵시적 승인이 있었기 때문에 작성된 것”이라며 거듭 상부 지시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급한 업무는 신속하게 텔레그램으로 사전조율이 된다. 특히 정말 심각한 내용은 텔레그램을 통해 박 비서관 이상까지도 ‘한 방’에 올라간다”며 “편집을 거쳐서 비서관, 민정수석에게, 좋은 내용은 더 위로도 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인걸 특감반장은 “김 수사관이 텔레그램으로 지라시 등을 엄청나게 많이 보냈는데 읽지 않고 ‘응’이나 ‘OK’로 답을 했다”며 “나중에 찬찬히 읽어본 뒤 보고서감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김 수사관을 불러서 ‘그런 거 하지 말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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