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기사 삭제. 세월호 유족 "인양지연 원인은 박근혜"

홍준표-안철수측 "진실 감추려는 문재인의 언론탄압"

2017-05-03 21:38:57

<SBS>는 3일 "일부 오해가 있다"며 해양수산부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돕기 위해 세월호 인양을 지연했다는 보도를 삭제했지만, 세월호 유족들이 "<SBS> 보도가 사실을 호도해 세월호를 이용했다"고 반발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SBS>는 이날 오전 '모닝와이드' 1부 방송을 통해 "어제(2일)저녁 8뉴스에 방송된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조사 나선다' 보도와 관련해 일부 내용에 오해가 있어 해명한다"며 "해당 기사는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인양을 부처의 이익을 위해 이용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보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SBS>는 "기사의 원래 취지는 정치권 상황에 따라 바뀌어온 의혹이 있는 해수부를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었으나 보도 내용에서 충실히 의도를 담지 못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상세한 취재 내용 등은 후속 보도를 통해 밝히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보도를 접한 '예은아빠'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분명히 이야기 합니다. 세월호 인양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며 지연한 것은 박근혜와 새누리당"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박근혜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문재인을 세우고 있습니다"라며 "아무리 선거가 중요해도 이렇게 세월호참사를 이용해먹는건 경우가 아닙니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SBS를 비롯한 언론에 짧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세월호참사 앞에서 지나친 특종경쟁, 단독보도경쟁 하지 마십시오. 2014년 4월 16일, 대부분 언론이 받아쓰기 속보경쟁 하다가 전원구조오보를 냈습니다.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라며 "당리당략을 위해 사실을 호도하고 본질을 왜곡하며 세월호참사를 이용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하십시오"라고 질타했다.

세월호 유가족 법률 대리인을 맡았던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인양지연 논란은 2014년 11월부터 있었고, 작년 6월경에 본격화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어떻게 해수부 공무원이 대략 3년 전부터 이번 대선이 조기에 치러지고 문재인 후보가 유력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문 후보를 위해 인양을 지연해 왔다고 하는지"라며 "그것도 박근혜 전 대통령 치하에서. 해수부 공무원들은 '신'인가요? 반신반인이라 불렸던 분이 따님에 길들다 보니 언론들의 눈에는 일반 공무원조차도 신으로 보이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들어 많은 쓰레기 기사들이 양산되고 있지만, 이 기사가 가장 최악인 것으로 보인다"며 "마치 2012년 마지막 TV 대선 토론이 끝난 후 갑자기 경찰이 심야 기자회견을 하면서 국정원이 대선 개입한 증거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거짓을 주장한 것과 비슷해 보이기까지 한다"고 개탄했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측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측은 <SBS> 기사 삭제를 언론탄압으로 규정하면서 세월호 인양지연 의혹을 기정사실화했다.

홍준표선대위 정준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세월호 인양 뒷거래 의혹 보도가 원래 보도 의도와 달리 문재인 후보에게 큰 악재가 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에 삭제한 것이라면 이는 언론사의 문재인에 대한 눈치보기이고, 시청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게다가 전후 정황에 비추어보면 문재인 후보측이 언론사에 강한 압력을 행사하여 해당 기사 삭제와 해명 방송을 종용한 것이 아닌지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더군다나 민주당이 해당 공무원의 실명을 밝히라며 언론사와 해당 공무원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공에 나서는 것은 언론사와 양심선언을 한 공무원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며 "아직 대선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완장찬 민주당발 언론탄압과 공포정치의 서막을 보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안철수선대위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문재인 후보 측에서 해당 기사에 불만이 있으면 반박보도를 내고 진위여부를 가리면 될 문제였다"며 "그러나 문재인 후보는 벌써부터 언론탄압을 시작했는지 반박보도를 내는 것이 아니라 법적책임을 묻겠다며 으름장을 놨고 그 결과 어제 보도된 기사의 진위여부가 가려지기도 전에 기사가 삭제되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고 가세했다.

그는 "언론에 재갈물리기를 하는 문재인 후보는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문재인 후보의 '세월호 인양 지연 의혹'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왕관을 쓰고 행복하다며 벌써 제왕적 대통령 코스프레를 하더니 이제는 언론 탄압까지 하려는가. 대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라고 힐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후보, 권력의 욕망에 스스로의 영혼을 불태우지 마십시오"라며 "벌써부터 언론에 보복하고 기사삭제 강요하십니까?"라며 의혹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문재인후보측에서 고발을 운운하고, 결국 기사가 삭제되었습니다. 벌써 진실을 감추고 반대자에 대한 보복과 언론 통제로 맞서려 한다면, 나중엔 어떨지 끔찍합니다"라며 "문재인후보, 지금은 진실을 삭제하려 할 때가 아니라, 진실을 밝히고 우리 아이들 앞에 사죄해야 할 때입니다"라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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