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김대중 "미국도 고문-도청하는데 우린 난리"

"김정은, 원자력발전소까지 해킹", "우리처럼 방만한 국가 없어"

2014-12-23 10:26:20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75)이 23일 원전 해킹을 북한 소행으로 단정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종북세력 숙정 등 대북 강력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이 과정에 반문명적 고문과 도청 행위도 합리화하는 발언을 해 파장을 예고했다.

김 고문은 이날자 칼럼 <'헌재 결정'이 울려주는 경각심>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은 결정의 내용 못지않게 그 타이밍이 중요했다"며 헌재를 극찬한 뒤, "김정은 체제는 이제 국지적 무력 도발의 차원을 넘어 사이버전(戰)에서 우리의 기간(基幹)을 파괴하려 하는 데까지 치닫고 있다. 우리의 정보망을 무력화하고 원자력발전소까지 해킹하고 있다"며 정부도 아직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원전 해킹을 '북한 소행'으로 단정했다.

그는 헌재 판결에 대한 통합진보당측의 반발에 대해서도 "전 통진당 잔존 세력이 발악하는 것은 예상했던 대로"라면서 "자유가 어떻다느니, 독재가 어떻다느니 하지만 대한민국만큼 늘어질 정도로 방만하고 자유로운 국가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 "미국도 나라의 안보를 해치는 일이면 고문도 하고, 도청도 하고, 추방도 한다. 그것을 국민이 용납한다"면서 "우리는 분단된 채 이념적 대치 상황에 있는데도 관련자를 고문했다 하면 정권이 넘어가고, 도청했다 하면 정치가 마비되는 나라"라는 문제 발언을 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고 박종철군 고문 치사에 분노한 범국민적 6월 민주화항쟁으로 전두환 정권이 사실상 막을 내린 것이나, 작년의 국정원 대선개입 댓글 파문에 대한 국민적 분노 등은 모두 미국 국민보다 수준이 낮은 국민 탓이 되는 셈이다. 5.18 광주학살때 르포를 통해 광주시민들을 "폭도"라고 규정했던 그의 전력이 되살아나는듯한 대목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화살을 박 대통령에게 돌려 "소통 부재의 대통령은 '집안싸움'을 검찰에게 맡기고 자신은 '나랏일'에 전념한다고 마이웨이로 가고 있다"고 힐난한 뒤, "이래서는 아무것도 풀리지 않는다. 대통령은 빨리 사태를 접고 국민의 관심과 나라의 시선을 전면으로 돌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대통령이 매듭을 풀기 시작하면 그 파급효과는 온 나라에 퍼질 것"이라며 "헌재의 결정으로 모처럼 국민이 내쉬는 안도의 숨소리를 박근혜 대통령은 놓치지 말고 포착해야 한다"며 거듭 박 대통령에게 헌재 결정을 계기로 전면적 국면전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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