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여직원에게 자신의 법복 벗기게 해"
새누리당, 이동흡 낙마 놓고 내부 갈등. 친박실세 개입설도
"이동흡, 여직원에게 자신의 법복 입히고 벗기게 해"
17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1998년 이동흡 후보자가 대전지법에서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시절 함께 일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법원직원 A씨는 16일 법원 내부망에 이 후보자의 부적절한 행동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이 후보자가 재판 들어가기 전에, 그리고 재판이 끝나고 돌아와서 여직원 앞에서 양팔을 벌렸다"며 " 당시 부속실 직원들은 당신의 법복을 입혀주거나 벗겨주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통상 판사들이 스스로 법복을 입고 벗지, 부속실 직원 등에게 법복을 입히도록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고,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이 후보자의 권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A씨는 또 "당시 주말부부 생활을 하던 이 후보자가 법원 직원에게 고속도로 톨게이트까지 운전을 시킨 뒤 톨게이트에서 운전대를 넘겨 받고 귀경하는 바람에 해당 직원은 30분 가까이 도로를 걸어서 돌아오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톨게이트 인근에서 택시 잡기가 여의치 않고, (대전)유성(지역)까지 가서 버스를 타야하기 때문에 해당 직원은 적지 않은 거리를 걸어가야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울러 이 후보자가 수원법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관용차 운전사에게 사적인 일을 시키고 자녀 등·하교나 출·퇴근, 개인모임을 위해 관용차 운전사에게 운전대를 맡겼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법원노조 역시 지난 15일 전국 법원 공무원과 전국 각급 법원 판사 2천844명에게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제보를 받습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제보 수집에 나섰다. 법원노조는 메일에서 "사법부 구성원들로부터 이동흡 후보자에 대한 ‘법원 재직 시 여러 가지 행적’에 대해 제보를 받고자 한다"며 "제보 내용은 오는 21~22일 양일 간 진행되는 국회 인사청문회에 자료로 각 정당에 제출해 이동흡 후보자가 헌법재판소장으로서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자료로 쓰여질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노조는 또 16~17일 양일간 전국 각급 법원 판사들을 대상으로 이 후보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17일 오후 그 결과를 발표하고, 이날 이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이동흡 대응 놓고 내부 갈등
이같이 계속 터져나오는 의혹에 대해 새누리당 수뇌부는 계속 이동흡 후보자를 감싸는 반면, 일선 의원들 사이에선 후보 부적격이란 비판이 제기되는 등 어지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동흡 후보 인사청문특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17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연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서로 헌법재판소장이 되려고 했던 사람이 여럿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또 그러한 사람들 지지하는 내부인사들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자기들이 기대하던 인물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재판소장으로 지명되다 보니까 거기서 어떤 불만이 나와서 나오는 얘기도 있다, 이렇게 파악하고 있다"며 "이걸 보면서 헌재 내부에 굉장한 헤게모니 다툼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며 암투의 산물로 몰아갔다.
그는 또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난 12가지 의혹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저희들이 파악한 바에 의하면 언론보도를 뒷받침할만한 그런 자료제시라든가 뚜렷한 증거가 없는 그런 상태"라고 일축했고, 이강국 헌재소장의 이 후보자 비판에 대해서도 "만약 이 후보자를 겨냥해서 현재 헌재소장이 그런 발언을 했다면 그건 물러나는 소장으로서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과의 인터뷰에서 "이동흡 내정자가, 본인이 야당의 정치적 공세나 일방적인 주장이라면 거기에 대한 반론이나 반박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적극적인 대응조차 하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각종 의혹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이 후보자를 힐난했다.
그는 이어 "지금 제기되는 문제들이 저희 집권여당의 입장에서 볼 때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가 명명백백 밝혀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제대로 방어조차 할 수 없는 뭔가 있다면 당연히 어렵지 않겠냐"라며 낙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새누리당은 이동흡 파문이 자칫 박근혜 당선인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청와대가 이 후보자 내정을 발표하면서 박 당선인측과 사전협의를 했다고 밝혔기 때문. 이에 뒤늦게 새누리당은 박 당선인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선긋기에 나섰으나, 정가 일각에서는 친박핵심 실세와 이 후보가 동향이라는 점 등을 들어 친박실세가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불길은 점점 박 당선인을 향해 확산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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