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내년대선 불출마하겠으나 시장직은..."

"나 뽑은 서울시민과 한나라당 때문에 시장직 사퇴 결정 못해"

2011-08-12 10: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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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내년 대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무상급식 주민투표 부결시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날지 여부에 대해선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며 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

오 시장의 이같은 태도는 주민투표에 부정적인 친박의 지지를 끌어내려 하면서도, 서울시장 재보선시 참패를 우려한 한나라당 지도부의 시장직 사퇴 반대를 어정쩡하게 절충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청에서 가진 긴급기자회견에서 "오늘 이 자리를 통해 2012년 대선에 불출마할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불출마선언을 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제 거취의 문제가 무상급식 주민투표 자체의 의미를 훼손하고 주민투표에 임하는 저의 진심을 왜곡하고 있기에, 대선출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더 이상의 오해를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불출마 선언 이유를 밝혔다.

그는 그러나 주민투표 부결시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시장직 거는 문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작년 지방선거에서 저를 뽑아준 서울시민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선불출마는 저의 행보지만 시장직은 한나라당과 깊은 논의를 했다"고 말해 한나라당 수뇌부가 강력 반대하고 있음을 시사한 뒤, "주민투표까지 열흘 가까이 남아 여론을 살펴 거취를 표명할 것"이라고 시장직 사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는 전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직 걸면 투표율이 5% 높아진다더라"며 막판 사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투표율이 3분의 1을 넘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바람과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동안 고민했던 시간과 노력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로서는 어느 누구도 1/3이상의 투표율을 장담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그는 기자회견에서 "지금 세계 각국이 복지포퓰리즘의 후폭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일본 총리는 포퓰리즘 공약을 철회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고, 최근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경제위기의 파장도 전 세계 경제에 큰 악재가 되고 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의 무분별한 복지확대는 유럽연합 전반의 재정건전성 저하를 가져왔고, 일자리와 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이들이 실망한 나머지, 폭동을 자행하는 현실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처럼 세계 재정위기를 복지 탓으로 몰아갔다.

그는 "이러한 전 세계적 경제 충격 속에서 아직도 퍼주기식 복지를 주장하는 정치세력이 있다. 끔찍한 현실은 외면한 채 듣기에만 자극적이고 정작 알맹이는 없는 구호로 주민투표를 방해하는 데만 급급한 정당이 있다"며 "첨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민주당 등 야5당을 원색비난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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