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희 "자유선진당 수명 다 됐다"
선진당 탈당선언. 선진당 7.28패배후 한나라 합당 선호
이 의원은 지난 31일 충북 속리산에서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등 민주당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민주사랑 충북모임 하계야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당원들과 고민해야겠지만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민주당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민주당 복당 의사를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내가 자랐고 관심을 갖고 있는 정당”이라며 "정동영 고문에게서 복당 요청을 받긴 했다"며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그의 탈당에 관여하고 있음을 드러났다.
그는 그러나 탈당시기와 관련해선 "원내 교섭도 안 되는 16석의 선진당을 나마저 떠나면 당 유지가 안 될 것 같아 당장 탈당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여 당장 탈당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의원은 당초 신민당 출신으로 민주당 고문을 거쳐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최고위원,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을 지내다가 지난 대선 때 정동영 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최고고문을 맡았다가 지난 총선때 자유선진당으로 적을 바꿔 당선된 5선 의원이다.
이 의원의 탈당 선언은 6.2지방선거와 7.28재보선에서 충남도지사와 천안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가뜩이나 위기에 몰린 자유선진당을 결정적으로 벼랑 끝으로 모는 치명타가 되고 있다. 최근 두번의 선거에서 '한나라당후보 대 야권단일후보' 전선이 구축되면서 설 땅이 좁아져 연전연패한 선진당에게 이 의원의 탈당선언은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역시 민주당 출신인 이상민 선진당 의원도 이회창 대표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추가탈당 사태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도 "충청 선거판이 확연히 여야 1대 1 대립구도로 바뀌면서 선진당이 설 땅이 급속히 좁혀지고 있다"며 "이러다가 다음 총선에서 선진당 후보들이 전멸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회창 대표는 7.28재보선 직후인 지난 30일 "아마도 지금이 우리 당으로서는 가장 어려운 시기일 것"이라면서도 "일부에서 보선 결과로 우리 당의 정체성과 존립 자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으나 이것은 기우일 뿐이다. 한두 번의 선거로 정체성과 존립이 흔들릴 정당이라면 처음부터 탄생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애써 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선진당 내부 동요가 워낙 심해, 정가 일각에서는 선진당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쪽으로 흡수되면서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다수 의원들은 한나라당과의 합병을 희망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했을 때만 해도 선진당 의원들은 한나라당과의 합당에 미온적이었다. "충청권 지지도가 높은 박근혜 전 대표와 손을 잡는다면 몰라도 이명박 대통령의 한나라당과 손을 잡는다는 것은 정치적 자살행위"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7.28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충주와 천안 모두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분위기는 확 바뀌어, 한나라당과의 합당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자유선진당 흡수에 전향적이면서도 먼저 허리를 굽힐 생각은 없어 보인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취임초 "선진당과 먼저 합당을 하면 수구꼴통 소리를 들을 것"이라며 먼저 합당제안을 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친이계 일각에서는 향후 친박계와의 총선-대선 헤게모니 전쟁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선진당과 합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아 한나라당과 선진당의 합병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