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 "클린턴, DJ 만난 뒤 방북 결심"
DJ 병문안 "한국인 중 DJ 가장 존경"
그레그 전 대사는 김 전 대통령이 지난 73년 도쿄에서 박정희 정권에 의해 피랍됐을 당시 미국의 동아시아 정보 책임자로 구명에 주요한 역할을 한 것을 시작해 80년대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은 김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 시절 도움을 주는 등 김 전 대통령과 36년간 각별한 교분을 쌓아온 사이로 유명하다. 그는 또한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전폭 지지하는 한반도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이희호 여사와 10여분간 면담을 갖고 "도쿄 납치 때부터 저의 삶과 김 전 대통령의 삶이 같이 연결돼 왔다"며 "방한 일정 중 병원에 오는 게 제일 중요한 일정으로, 많이 기도하고 있다고 김 전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방북과 관련, "미국에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을 만난 게 계기가 돼 방북해 여기자 구명에 힘을 보태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5월18일 방한한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만나 북-미 직접대화만이 유일한 북핵문제 해법임을 강조한 뒤 방북을 권유했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귀국후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여사에게 전달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 여사는 이에 "그레그 전 대사는 큰 은인으로, 남편이 힘을 크게 내 훌훌 털고 일어날 것"이라며 "남편이 위중한 상태지만 신의 은총으로 몇 년 더 살며 나라와 민족,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다 세상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인 중 가장 존경하는 분으로, 한반도와 전세계 평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빨리 쾌유해 다시 평화를 위해 일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그레그 전 대사에게 "내일모레 다같이 축하의 케이크를 자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고 기대했고, 배석한 박지원 의원도 "36년전 그날처럼 기적적으로 회복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오는 13일로 제2의 생일로 여기는 '도쿄 피랍 생환' 36주년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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