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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와 <동아일보>, 역사적 '격(格)'의 차이

<중앙> "역사인식에 심각한 오류" vs <동아> "균형감있는 시각 제공"

'식민사관' 등에 기초한 역사기술로 논란을 빚고 있는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를 놓고 <중앙일보>가 역사인식의 심각한 오류를 질타한 반면, <동아일보>는 반대로 교과서 내용을 격찬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 뚜렷한 역사관 차이를 드러냈다. 신문의 격(格)은 역사인식에서 가려지는 법이다.

<중앙일보> "뉴라이트 교과서, 역사인식에 심각한 오류 있다"

<중앙일보>는 25일자 사설 '우파 역사 교과서도 문제다'를 통해 뉴라이트단체 ‘교과서 포럼’이 지난 22일 펴낸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논란과 관련, "일제의 식민지배에 대해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고 세계사적으로 근대문명이 수입됐다'고 했고, 5·16 쿠데타에 대해서는 '한 세대 걸친 근대화 혁명의 출발점을 이루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우리는 이 같은 역사인식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이어 "한민족을 총칼로 억압한 식민통치를 근대문명의 출발로 본다거나, 민주주의와 인권을 부정한 독재정치는 감추어지고 근대화의 공로만을 돋보이게 해서는 안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균형의식을 잃었기 때문"이라며 "대안교과서의 역사인식은 근대화 달성을 다른 가치보다 우위에 두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편협하다"고 질타했다.

사설은 또 "학교 교육의 목표는 헌법의 기본 이념인 자유·민주·인권이란 보편적 가치를 가르쳐 성숙한 시민을 길러내는 데 있다"며 "대안교과서의 시각은 이 같은 목표와 거리가 있다"고 꾸짖었다. 사설은 "집필진 중에 한국사는 고사하고 역사학 전공자가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도 보편적 시각의 결여를 짐작할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사설은 "교과서 포럼은 이(좌파적 시각)에 맞서 우파적 시각에서 근현대사를 보자는 취지에서 대안교과서를 만들었지만 또 하나의 편향된 시각을 제공했을 뿐"이라며 "한쪽이 좌파 민족주의 검정교과서라면 다른 쪽은 근대화 지상주의 대안교과서"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대책은 하나밖에 없다. 역사학계가 앞장서서 새로운 교과서를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위원회에서 보편 타당한 시대의 가치와 역사적 해석이 무엇인지를 수렴한 뒤 전문가를 모아 집필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이 모든 작업은 자유·민주·인권·시장이란 헌법의 기본 이념을 기초로 해야 할 것임은 물론"이라고 지적했다.

종군위안부 망언후 위안부 할머니들을 집을 찾아 사과하고 있는 이영훈 서울대교수. 이번에 또다시 식민사관에 기초한 교과서를 집필, 파문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동아일보> "기존교과서는 ‘반한(反韓) 친북(親北) 교과서"

반면에 <동아일보>는 이날자 사설 '역사인식의 지평 넓힐 뉴라이트 대안 교과서'를 통해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를 극찬했다.

사설은 "대안교과서는 우리가 19세기 말 망국의 한을 딛고 오늘날 세계 12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해 온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거 어떤 교과서도 시도한 적 없었던 근대화의 시각으로 역사를 처음부터 다시 쓴 것"이라며 "예를 들어 부정적으로 기술되어 온 김옥균 박영효 등 개화파가 선구적 인물로 평가됐다. 광복 직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한 선열의 혜안을 높이 샀고, 이승만 박정희처럼 근대화를 이끈 지도자들을 재평가했다"고 그 내용을 높게 평가했다.

사설은 이어 "기존 역사교과서들은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며 분단, 독재, 부정부패와 같은 ‘부끄러운 역사’를 부각시켜왔다"며 " 반면 이 책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단기간에 민주화와 산업화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같이 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이 갖는 의미는 여기에 있다. 자라나는 세대들이 근현대사를 균형감 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사설은 "언제부터인가 우리 아이들은 역사 수업에서 조국에 대한 뿌듯한 자긍심을 느끼기는커녕 ‘죄 많은 나라에 태어났다’는 죄의식을 먼저 배웠다.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이 분단을 초래했다는 기존 교과서의 기술은 북한이 1945년 9월 스탈린 지시에 따라 먼저 독자정권 수립에 나섰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아이들은 이런 왜곡된 역사인식을 주입당했다. 반면 북한은 중립적 또는 우호적으로 바라보도록 이끌어졌다"며 "오죽했으면 ‘반한(反韓) 친북(親北) 교과서’라는 지적이 나왔을까"라며 기존역사교과서를 좌파 교과서로 규정했다.

사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교과서포럼 측은 새로 만든 대안교과서가 교실에서 보조교재로 사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기존 교과서에 팽배한 반(反)외세주의와 감상적 민족주의로부터의 탈피가 시급하다"며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주도로 새 역사교과서가 만들어질 예정이므로 대안교과서의 내용이 새 교과서에도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2 5
    조금 보수

    비교
    기존교과서가 '반한(反韓) 친북(親北) 교과서'라면 뉴라이트 대안 교과서는 '반한(反韓) 친일(親日) 교과서?'

  • 14 14
    사이비 보수 박멸

    설대 이영훈교수 너의 정체성은 뭐냐?
    무늬만 경상디언이고 알맹이는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이었더냐

  • 17 9
    정통보수

    조선일보도 발악을 하고 밀어주고있다
    일제가 없었으면 근대화를 못했을 거라는 노예의식과 식민사관이 놀라울뿐이다. 친일파와 사이비 보수들이 우파나 보수로 위장하고 우리 사회에 깊이 기생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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