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계 송영선, 배일도, 문희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했다는 보도가 나와, 박근혜계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일 밤 MBC에 따르면 배일도, 송영선, 문희 의원 등 친박 현역의원 3명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세 의원 모두 비례대표 초선의원으로, 배 의원은 경기 남양주갑, 송영선 의원은 경기 안양 동안갑, 문희 의원은 서울 금천구에 공천을 신청했었다.

배일도 의원측은 이번 공천 결과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배 의원은 서울지하철공사 노조위원장 출신의 노동 전문가로, 박근혜계이기는 하나 한나라당 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대선에서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지지를 이끌어낸 공신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 대선때 한나라당 원내부대표를 맡아 당시 범여권의 '이명박 특검법' 저지를 앞장서 막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배 의원을 박근혜계 중 가장 이명박계와 친분이 두터운 의원 중 한명으로 꼽아왔다.

배 의원을 누르고 공천을 확정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사는 안형준 후보. 건국대 건축공학부 교수인 안 후보는 대통령직인수위에서 한반도 대운하 TF팀 자문위원을 맡은 이명박계. 안 후보는 지난 2004년 한나라당 남양주갑 후보로 출마,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의 최재성(현 통합민주당 원내대변인) 의원에게 5천여표 차로 아깝게 고배를 마신바 있다.

경기 안양 동안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고배를 마신 송영선 의원 역시 친박 인사로, 공천 신청 막판까지 출마 지역을 저울질하다 현역의원이 없는 안양 지역구행을 택했지만 예상치도 못한 복병을 만나 낙마했다.

송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따낸 인사는 다름아닌 노무현 정권 초대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최종찬 전 장관. 최 전 장관은 노무현 정권 초대 건교부장관으로 김진표 당시 경제부총리와 함께 아파트값 폭등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각료로, 당시 여론조사에서 김진표 경제부총리와 축출관료 1, 2순위로 꼽혔던 이른바 '철새 관료'로 꼽히는 인사여서 박근혜계 반발이 크다.

박근혜계 핵심 인사는 송 의원의 낙마 소식에 본지와 통화에서 "이건 명백한 밀실 공천, 이명박계 공천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하고많은 사람 중 정치 철새, 그것도 노무현 정권 실세에게 공천을 주려고 현역 한나라당 의원을 떨어뜨리느냐"고 격앙했다.

서울 금천에 공천을 신청한 문희 의원은 자신이 70대 고령임을 의식, 공천 심사 도중에도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나이에 따른 공천 박탈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당내 최고령인 이명박 대통령 친형 이상득 국회 부의장이 논란끝에 공천을 받은 점을 들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계이자 비례대표 출신인 김영숙 의원도 서울 광진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권택기 전 당선인 비서실 정무기획팀장에 밀려 낙천됐다.

박근혜계 핵심 의원은 이 날 친박의원들의 공천 탈락 소식을 접한 뒤 "본격적인 공천 숙정의 시작이냐"라고 반발하며 "영남-충청권 추가 공천 결과를 더 지켜본 뒤 우리쪽의 공식 대응이 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