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CJ계열사 압수수색. '이정근발 게이트' 발발?
노영민 '청탁 의혹' 본격수사. 친문 고위직인사 10명 거론돼 파장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경기도 군포에 소재한 CJ 자회사 한국복합물류 사무실과 관련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아울러 국토교통부, 채용 청탁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실 직원 A씨의 사무실, 주거지 등도 압수수색중이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내부 인사 자료와 인사 담당 직원들의 이메일 내역 등을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억대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은 2020년 8월부터 약 1년간 한국복합물류에 상근고문으로 취업했다. 그는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국토교통부의 추천으로 이 회사에 취업했는데, 이 과정에 노영민 전 실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자리는 주로 국토부 퇴직 관료들이 내정돼 회사 측에 자문을 하던 곳이었으나, 이 전 부총장은 낙하산 인사를 통해 내려와 상시 출근할 필요도 없이 1억원에 달하는 연봉과 차량 제공 혜택까지 받았다.
당시 이 전 부총장은 서초 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해 민주당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국토부 출신도 아닌 현직 정치인이 이 자리에 채용된 건 이 전 부총장이 처음이었다.
이 전 부총장이 고문으로 내정되자 CJ 측은 현직 정치인의 겸임은 안 된다며 난색을 표했으나, 노영민 전 실장이 문제될 게 없다고 해 고문직을 내준 것으로 알려진다.
구속된 이정근 전 부총장에게 10억원의 돈을 건넨 사람은 사업가 박우식씨로, 이 전 부총장이 노영민 전 비서실장에게 박씨를 소개해준 정황도 나왔다.
앞서 JTBC는 이 전 부총장과 사업가 박씨,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3자 통화' 녹취록을 입수해 공개했다. 통화는 지난해 1월, 노 전 실장이 비서실장 임기를 마친 직후 이뤄졌다.
노 전 실장은 해당 통화에서 박 씨에게 "이정근 전 부총장과 옛날 인연이 있어 각별하게 지낸다"며 "회장님이 많이 도와주신다고 한다. 앞으로 좀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부총장은 평소 박씨를 만나 노 전 실장을 언급하며 선거 비용 등을 요구했다.
가장 먼저 '이정근발 친문게이트'를 보도한 <시사저널>에 따르면, 이 전 부총장은 “노영민 실장님이 도와주시기로 했다. 지금까지 노영민 실장님에게 돈을 주지 않았는데, 이제 비즈니스 관계로 바꾸려고 한다”면서 박씨에게 5천만원을 받아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노영민 실장과 청와대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박씨에게 보내기도 했다.
<시사저널>은 이 전 부총장이 노영민 전 실장외에 문재인 정부때 장관 2명과 차관 1명, 민주당 현역의원 등 10명을 대상으로 로비를 하겠다는 명목으로 박씨에게서 10억원대를 받아갔다고 보도했다.
박씨는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알선수재와 관련한 검찰의 기소 내용은 전부 사실"이라며 “나는 이 전 부총장과의 전화통화는 물론 직접 만났을 때도 모든 것을 전부 녹음했다. 이것이 바로 ‘증거’다. 모든 사실이 곧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사저널>은 "지난 9월30일 열린 이 전 부총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는 이례적으로 김영철 반부패수사2부장을 포함해 검사 6명이 출석하기도 했다"며 "또한 이 전 부총장이 '분실했다'고 주장한 옛 휴대폰을 검찰이 확보하면서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 전 부총장은 전북 군산 출신으로 MBC <PD수첩> 취재리서처로 활동하다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 카피라이터로 정치권에 입문한 뒤 2016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2017년 대통령선거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부본부장, 2019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2021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거쳐 2022년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 선대위 부본부장을 지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측근으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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