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대출업체-거래소들, '뱅크런'으로 연쇄도산 시작
블록파이, 솔트, 제네시스, 제미니, 보이저 등 인출중단-파산 준비
<월스트리트저널><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FTX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간신히 파산을 면했던 코인 대출업체 블록파이가 유동성 위기에 고객의 자금 인출을 중단하고 직원 정리를 시작하는 등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중이다.
블록파이는 지난 7월 가상자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유동성 우려에 직면하자 FTX와 최대 2억4천만달러에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옵션이 담긴 계약을 체결, FTX로부터 최대 4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있게 되면서 힘겹게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블록파이도 다시 파산 위기에 몰리게 됐다. 지난해 기준 블록파이의 고객예탁금은 140억~200억달러, 대출 규모는 75억달러다.
또다른 코인 대출업체인 솔트 역시 15일(현지시간) 인출을 중단했다. 숀 오웬 솔트 최고경영자(CEO)는 "FTX 붕괴 사태영향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때까지 솔트 플랫폼에서 입출금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에는 또다른 대형 코인 대출업체인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뱅크런으로 인출 중단을 선언했다. FTX 계좌에 1억7천500만달러(2천300억원)의 자금이 묶여 있다고 밝히자 뱅크런이 발생한 것.
제네시스는 "FTX 파산으로 회사의 유동성을 초과하는 대규모 인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변호사와 전문 재정 고문과 협의해 일시적으로 환매 및 신규 대출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제네시스의 대출 중단 결정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도 고객 자금 상환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출신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가 설립한 거래소로 유명한 제미니는 '제미니 언'이라는 이자 지급 프로그램에서 제네시스와 협력해 왔으나, 제네시스 환매 중단 선언으로 자금 상환이 불가능해진 것.
앞서 FTX가 인수를 발표했던 코인 중개·대출업체 보이저 디지털도 다른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청산될 위기에 직면했다. FTX는 지난 9월 당시 약 2조 원에 파산한 이 대부업체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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