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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측 "1천여표 승리" vs 박측 "아직"

[현장] 개표는 '박근혜 승', 여론조사는 '이명박 승'

20일 오후 잠실 올림픽경기장은 긴장 그 자체였다. 실내체육관 중앙에 마련된 개표대에서는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가운데 낮 12시25분부터 개표가 시작됐다.

이명박 후보측은 당초 승리를 확신했으나 전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표차가 2, 30대 4백25명 결원으로 생각보다 적게 나왔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3개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세 조사 모두 이명박 후보가 앞섰으나 지지율 격차가 3%, 5%, 7%밖에 안된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이명박 후보측은 그러나 "8.3%포인트 우리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개표는 선거 후유증을 우려, 각 지역에서 올라온 투표함을 섞어 함께 개봉하는 형태로 시작됐다. 개표 중간 상황이 속속 이명박, 박근혜 캠프 양쪽으로 전달됐다. 초반 개표 상황은 시소 게임의 연속이었으나 박 후보가 예상밖의 강세를 보였다. 이명박 후보를 소폭이나마 계속 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연히 박근혜 후보측은 기대감이 부풀었고, 이명박 후보측은 초긴장했다.

그러나 개표후 1시간여 정도가 지나면서 현장 분위기는 혼조 양상을 띄기 시작했다. 당락을 가를 서울에서의 표차가 15% 이상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가 속속 올라왔기 때문이다. 박 후보측은 서울에서 표차가 15%이상 나면 역전이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오후 2시께 박근혜 선대위의 이혜훈 대변인은 "서울에서 한 자릿수로 나야하는데..."라며 초조감을 드러냈다. 김재원 대변인은 "지금 서울서 한 15% 차이 난다데...몰라, 어떻게 될지"라며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필승을 주장하던 자신감 넘치던 태도에서 일보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유승민 의원도 '서울에서 표차가 좀 난다고 들린다'는 기자 질문에 "글쎄, 좀 그렇다네. 생각보다..."라고 말했다.

오후 2시 체육관에 도착한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개표 전망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몰라. 그걸 왜 나한테 묻나"라고 반문했다.

반면에 같은 시간, 이명박 선대위의 이방호 의원은 "현재 서울지역 개표가 30% 정도 남았는데 우리측이 1천5백표 정도 지고 있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나머지 서울지역 표가 개표되면 우리가 최소한 2천여표 정도 차이로 이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형준 선대위 대변인도 "서울지역 개표가 진행되면서 뒤지던 것이 역전됐다"며 "최종 1천~2천표 차이로 우리가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장광근 대변인 역시 "현장에서 2천표 정도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여론조사도 8.3% 정도 앞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긴다"고 승리를 장담했다.

하지만 이명박측 호언과 달리 현장 개표 결과는 '이명박 패'였다.

개표가 끝난 2시50분께 이명박 선대위측은 "현장에서 8백30~1천2백표 졌다"며 패배를 시인했다. 이 선대위는 그러나 "여론조사 8.3% 이겼다. 이를 표로 환산하면 2천7백표다. 최종적으로 1천5백표 정도 이긴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이혜훈 대변인 등 박근혜 선대위측은 "현장 개표 결과 차이가 1천2백표보다 더 나왔다"며 이명박 승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정가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승리를 거둔다 할지라도 그 표가 전체 표의 1%도 안되는 1천여표에 그칠 경우 향후 커다란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명박-박근혜 표차가 불과 1천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영섭,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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