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홍남기 "손실보상 6천억 다 쓰면 나머진 내년에 보상"

'야간 통금'으로 자영업자 붕괴 위기에도 강건너 불구경

2021-07-12 09: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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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일부터 피해 손실을 산정해 지원해야 하는데 워낙 많은 소상공인이 대상이 되기에 급한 것은 6천억원으로 드리고 부족하면 내년 1∼2월에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뭇매를 자초했다.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방문중인 홍 부총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동행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추가 소요는 내년 예산을 짤 때 넣겠다"고 밝혔다고 기재부가 12일 전했다.

33조원의 2차 추경예산 가운데 코로나19 영업정지-제한으로 책정된 손실보상 예산이 전체의 1.8%에 불과한 6천억원에 그쳐, 사실상의 '야간 통행금지'인 수도권 4단계 거리두기 격상으로 자영업자 등에게 천문학적 피해가 예상되는 마당에 손실보상 총알을 증액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영업자들이 손실을 보더라도 내년에 '늑장 보상'을 하겠다는 얘기인 셈이다. 결국 자영업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보더라도 빚 내 버티라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홍 부총리의 이같은 '강건너 불구경'식 태도는 여야는 물론,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여권 대선주자들도 2차 추경안에서 10조원대 하위80% 재난지원금와 1조원대 소비진작 예산을 전면 삭제하고 그 돈으로 자영업자들을 도와야 한다는 주장과 정면배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국회에서 예산심의 과정에 정면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손실보상법이 국회를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얼마나 손실 보상을 할지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하는 등 모호한 태도로 일관, 벼랑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을 격노케 하고 있다.

그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과거 손실 보상과 관련해서도 "(최고 보상액인) 900만원에서 더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방역 강화로 소상공인들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국회와 협의 과정에서 봐야 한다"며 "거리두기 4단계가 2∼3주 갈지, 2∼3달 갈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지만 그런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5월 초과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많은 40조원대에 달해 추경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정치권 주장에 대해서도 "추경 규모를 늘리는 것을 그렇게 쉽게 하기는 어렵다"고 일축했다.

그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 4.2%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예측에 대해선 "강력한 방역 조치로 (4차 대유행이) 장기간으로 가지 않고 통제된다는 전제 아래 4.2%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낙관론을 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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