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리 부장판사가 건강상의 이유로 돌연 휴직, 조국 전 법무부장 사건, 울산시장 선거개입, 청와대의 유재수 감찰 무마 등 핵심 권력사건에서 모두 빠지게 되면서 해당 재판들이 급류를 탈 전망이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에 소속된 김 부장판사가 신청한 3개월간의 질병휴직을 19일 허가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에 따라 법관사무분담위원회를 통해 김 부장판사의 빈 자리를 곧 채울 예정이다.
형사합의21부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을 비롯해 청와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 권력형 의혹 사건들의 재판을 맡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올해 초 법관 정기인사에서 4년째 서울중앙지법, 한 재판부에 3년째 유임돼 한 법원에서 3년, 한 재판부에서 2년 넘게 근무하지 않는 관례를 벗어나면서 야당 등으로부터 '정권비리를 수호하기 위한 방탄판사 인사'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김 부장판사는 조 전 장관 관련 사건의 재판장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등의 주심 판사를 맡아오면서 노골적인 '시간끌기'로 이같은 비난을 자초했다. 그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경우 피의자들이 기소된 지 1년이 지나도록 공판 일정조차 잡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월 인사로 김 부장판사를 포함해 부장판사 3명으로 이뤄진 형사합의21부가 구성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새로 재판장을 맡게 된 장용범 부장판사는 다음 달 10일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한병도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등 피고인들이 출석하는 1차 공판을 열기로 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결심 공판도 지난 13일 열기로 했으나 김미리 부장판사의 불참으로 연기됐다.
김미리 판사가 병가 행태로 권력형 의혹 사건 재판에서 빠지게 된 핵심이유는 4.7 재보선에서 폭발한 민심 이반 때문이 아니냐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4.7 재보선 후폭풍이 법조계도 거세게 강타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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