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마용성만 '찔끔 규제'. 투기 전국 확산 우려

11.6대책서 제외된 강북-수도권 환호. 부산은 대출규제도 없애

2019-11-06 13: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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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강남 4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서울 27개 동에만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고, 나머지 서울지역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는 모두 적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부산 전역과 경기도 고양시, 남양주시 등에 대해선 종전에 적용하던 대출규제마저 해제, 강남에서 시작된 부동산투기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풍선 효과'를 낳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이번 '11.6 부동산대책'은 다분히 내년 총선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돼, 집권후 아파트값을 폭등시켜 양극화를 극대화시킨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불신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6일 세종청사 중회의실에서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잠실동, 용산구 한남동 등 서울 27개 동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했다.

강남구에선 개포·대치·도곡·삼성·압구정·역삼·일원·청담 등 8개 동, 송파구에선 잠실·가락·마천·송파·신천·문정·방이·오금 등 8개 동이, 서초구에선 잠원·반포·방배·서초 등 4개 동이, 강동구에선 길·둔촌 등 2개 동이 지정됐다.

마포구에선 아현, 용산구는 한남과 보광, 성동구에선 성수동1가, 영등포구에서도 여의도동이 지정됐다.

국토부는 "강남 4구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높고 정비사업이나 일반 주택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을, 마용성과 영등포에선 일부 분양 단지에서 고분양가를 책정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곳을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지역 민간택지에서 분양되는 일반 아파트는 관보에 게재되는 이달 8일 이후,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내년 4월 29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한 단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가 해당지역의 분양가를 5~10% 발목잡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분양가 상한제 대상 후보지로 거론됐던 과천, 성남, 하남 등 경기도 투기과열지구들은 단 한 곳도 지정되지 않았다. 서울의 서대문구 등 투기과열지구도 빠졌다.

더 나아가 부산 수영구, 동래구, 해운대구 전역과 경기도 고양시, 남양주시 일부 지역은 대출규제를 받던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 이들 지역의 의원들은 여아 구분없이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경기 침체를 이유로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강력 요구해왔다. 일산 등 고양시 주민들은 지역구 의원인 김현미 국토부장관에게 장외집회 등을 통해 해제 압박을 가해왔다.

조정대상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총부채상환비율(DTI) 50% 적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주택 분양권 전매제한 등 각종 규제를 받아야 하나, 이번 조정대상 지역 해제로 대출규제가 크게 풀리게 됐다.

고양에서는 삼송택지지구, 원흥·지축·향동 공공주택지구, 덕은·킨텍스1단계 도시개발지구,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를 제외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렸다. 남양주에서도 다산동과 별내동 외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

이로써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25개구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성남, 하남, 고양·남양주 일부 지역, 동탄2, 광명, 구리, 안양 동안, 광교지구, 수원 팔달, 용인 수지·기흥, 세종 등 39개로 크게 줄어들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부동산 시장 불안을 예방하기 위한 측면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했다"고 밝혀, 이번 조치가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경기를 침체시키지 않도록 신경 썼음을 토로했다.

과거 노무현 정권때 김진표 당시 경제부총리가 '경기가 침체되지 않도록' 구멍을 열어줘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아파트값을 폭등시켰던 상황의 리바이벌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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