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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장관, '송환법 철회' 공식 발표

88일만에 시위대 핵심요구 수용. 홍콩 사태 진정 기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4일 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오후 6시 TV 방송을 통해 내보내진 녹화 연설을 통해 홍콩 시위대의 첫 번째 요구 조건을 받아들여 송환법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캐리 람 장관의 송환법 철회 발표로 홍콩의 장기 시위 사태를 초래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제거된 셈이어서 사태가 진정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다른 4가지 요구사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혀 향후 갈등의 불씨를 남겨놓았다.

경찰의 진압 과정 조사는 홍콩 경찰 감시 기구인 경찰민원처리위원회(IPCC)가 맡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는 법치주의에 어긋난다며 거부했다.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에 대해서는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실용적으로 접근하지 않을 경우 사회를 분열시킬 수 있다"고 밝혀 이를 당장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캐리 람 장관은 이와 함께 앞으로 홍콩 시민들을 만나 시민들의 불만이 무엇인지 듣고, 홍콩 사회 갈등의 뿌리 깊은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범죄인 인도 법안에는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대만 등의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홍콩 야당과 재야단체는 이 법안이 시행되면 중국 본토로 인권 운동가나 반정부 인사 등이 인도될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6월 초부터 이어져 왔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송환법 반대 시위가 격화하자 이 법안을 보류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송환법은 죽었다"고 선언했으나, 시위대가 요구하는 송환법 공식 철회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었다.

송환법 공식 철회로 시위 사태를 둘러싼 갈등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반응은 다소 미적지근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의 주역이었던 베니 타이는 "송환법 철회만으로는 절대 충분하지 않다"며 "정부는 8월 31일 결정을 철회해 보통선거를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영국은 홍콩 주권 반환 협정에서 2017년부터 '행정장관 직선제'를 실시하기로 합의했으나, 중국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2014년 8월 31일 선거위원회를 통한 간접선거를 결정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하는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온라인 포럼인 'LIHKG'에서도 이날 발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송환법 공식 철회는 시위대의 5가지 요구사항 중 1가지에 불과하며, 경찰의 강경 진압을 조사할 독립 위원회 구성 등 나머지 4가지 요구사항도 정부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의 송환법 공식 철회 발표는 2003년 국가보안법 추진 당시의 전철을 밟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03년 퉁치화(董建華) 당시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 헌법인 기본법 23조에 근거해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기본법 23조는 국가전복과 반란을 선동하거나 국가안전을 저해하는 위험인물 등에 대해 최장 30년 감옥형에 처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관련 법률을 제정하도록 규정했다.

홍콩 의회인 입법회를 친중파가 장악하고 있던 상황에서 퉁 전 장관은 국가보안법 제정을 자신했지만, 2003년 7월 1일 50만 명의 홍콩 시민이 도심으로 쏟아져나와 "국가보안법 반대"를 외치면서 사태는 급반전했다.

퉁 전 장관은 7월 7일 성명을 내고 국가보안법 심의를 연기한다고 밝혔으며, 두 달 후인 9월 5일에는 국가보안법 초안 자체를 철회했다.

이후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라는 중국 중앙정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홍콩 정부는 아직도 국가보안법을 제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송환법 역시 이와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6월 9일 첫 시위 이후 지난 주말 13번째 주말 시위를 맞은 송환법 반대 시위는 날로 격화하면서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과 폭력이 반복됐었다. 이로 인해 경찰에 체포된 사람은 1천 명을 넘는다.

지난 2일부터는 총파업(罷工), 동맹휴학(罷課), 철시(罷市) 등 '3파(罷) 투쟁'이 전개돼 홍콩의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노동계마저 송환법 반대 투쟁에 동참해 투쟁의 장기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캐리 람 장관이 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하면서 갈등은 상당히 완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미지근한 반응을 볼 때 '행정장관 직선제' 등 홍콩의 민주주의 확대를 요구하는 시위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연합뉴스

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0 0
    이런

    홍콩의 잎날은 불안하다
    중국의 앞날은 더 암담하고
    경제가 중국 분열을 앞당기고

  • 0 0
    111

    송환법은 10.1 이전인
    9.30 발효된다고하지

    저여자는 권한이 업는 자라

    .현재 일본인을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망간
    홍콩인을 일본ㅇ ㅔ 넘겨주는것이기에

  • 0 0
    저렇게 싸우다가도 여유가 있어야지

    우리나라 5.18때는 낙지가 어쨋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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