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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노조, 광화문집회서 경영진 맹성토

약속 이행 요구하며 4천여명 집회

KEB하나은행 노조가 3일 밤 빗속에도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경영진을 맹성토했다.

노조는 이날 자체 추산 4천명이 참석한 집회에서 경영진이 약속한 승진인사, 무기계약직의 조속한 정규직화 등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집회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학영, 이용득 의원도 참석해 노조에 힘을 실어주며 경영진을 압박하기도 했다.

노조 집행부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혀 사회문제가 된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에 대해서도 "DLF사태도 마찬가지다. 경영진이 책임있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라며 경영진을 성토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21일에도 성명을 통해 "금리 하락 추세가 심각함을 감지한 자산관리 직원(PB)들이 4월부터 발행사인 하나금융투자가 콜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하거나 고객이 손절매할 수 있도록 환매수수료를 감면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고 관련 부서에 요구했다"며 "하지만 경영진은 자본시장법 위배 가능성, 중도 환매수수료를 우대했을 때 다른 고객 수익에 미치는 영향, 배임 우려 등을 내세우며 안일한 대응으로 현재에 이르렀다"고 경영진 책임임을 강조했다.

사측은 이에 대해 자료를 통해 "3월 8일부로 해당 DLF 판매를 중단했고 4월 3일부터 최근까지 PB들과 9차례 간담회를 열었다"며 "지난달 12일에는 자산관리(WM)사업단장과 노조 관계자, PB 200명이 참석한 간담회를 했다"고 반박하는 등, 노사 갈등은 나날이 고조되고 있다.

반면에 똑같은 DLF 사태에 직면한 우리은행은 하나은행과 대조적 대응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문제의 DLF 상품을 4천12억원, 하나은행은 3천876억원어치를 판매한 상태다.

사태 발발후 우리은행은 임직원 및 외부전문가 100여명으로 구성된 TFT를 만들어 고객 응대 및 현장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손태승 행장도 PB대상 공청회를 여는 등 밑으로부터의 의견 수렴에 적극적이다.

특히 우리은행 노조는 자체 대책위원회를 조직해 사측과 함께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고객들의 빈축을 살 책임 공방을 벌이는 것보다는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고 유사사태 재발을 막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금융계에서는 이같은 차이는 우리은행은 평소 노사관계가 원활했던 반면,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의 통합후 인사적체와 보로금 지급 등을 놓고 갈등이 계속되는 등 합병 후유증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박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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