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용호 "폼페이오는 독초" "대결도 준비돼 있다"
북미 실무협상 개최 또다시 안갯속으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 담화를 통해 폼페이오 전 장관과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면서 비핵화가 옳은 길임을 확인할수 있도록 할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망발을 줴쳐댔다"며 이같이 말했다.
리 외무상은 이어 "세계도처에서 미중앙정보국의 가장 사악한 수법들을 외교수단으로 써먹고있는 것으로 하여 많은 나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있는 폼페이오가 바른 소리를 할 리 만무하지만, 조미대화가 한창 물망에 오르고있는 때에 그것도 미국협상팀을 지휘한다고 하는 그의 입에서 이러한 망발이 거듭 튀여나오고있는 것은 무심히 스쳐보낼 일이 아니다"라며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라고 폼페이오가 인간의 초보적인 의리도, 외교수장으로서의 체면도 다 줴버리고 우리에 대한 악설을 쏟아낸 이상 나 역시 그와 같은 수준에서 맞대응해줄 수 있다"고 맞받았다.
그는 그러면서 "과연 그가 평양을 여러 차례 방문하여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의 접견을 받고 비핵화를 애걸하며 새로운 조미관계수립을 외워대던 그 폼페이오가 맞는가?"라고 반문한 뒤, "족제비도 낯짝이 있다는데 어떻게 그가 이런 망발을 함부로 뇌까리는지 정말 뻔뻔스럽기 짝이 없고, 이런 사람과 마주앉아 무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지 실망감만 더해줄뿐"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그는 "6.12 조미공동성명 채택이후 미국이 한 일이란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전쟁연습들을 끊임없이 벌려놓고 전략자산들을 끌어들이며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 것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폼페이오가 사실을 오도하며 케케묵은 제재타령을 또다시 늘어놓은 것을 보면 확실히 그는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판단력이 결여되여있고 조미협상의 앞길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군이 분명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일이 될만 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여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나곤 하는데, 이것을 보면 그가 미국의 현 대외정책보다 앞으로의 보다 큰 '정치적 포부'를 실현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두고있는 것이 틀림없다"며 "아직도 미국이 제재로 모든 것을 이룰수 있다는 허황한 꿈을 꾸고있다면 저혼자 실컷 꾸게 내버려두든지 아니면 그 꿈을 깨버리는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다"면서 "미국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며 미국으로 하여금 비핵화를 위해 그들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가를 반드시 깨닫도록 해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리 외무상이 대화 파트너인 폼페이오 장관에 대해 이같이 독설을 퍼부으면서, 지난 20일 한미군사훈련이 끝나 금명간 개최될 것으로 예상됐던 북미 실무협상은 또다시 안갯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양상이다.
특히 2000년 이후 '외무상 담화' 형식의 대미비난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져, 북미간 신경전이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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