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리측 민간단체 접촉 취소. "한국 누구도 안만난다"
중국 선양서 회의 취소, 인력 철수. 남북대화 중단 장기화 우려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남측위)는 당초 이날부터 24일까지 중국 선양에서 북한과 실무접촉을 갖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이어 사단법인 겨레하나가 24∼25일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은 26일께 북한과 접촉을 갖기로 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오전 6·15 공동선언 실천 해외위원회 명의로 팩스 공문을 보내 회의 취소 및 선양 현지 인력 철수를 통보했다. 북측은 공문에서 취소 사유에 대해 "제반 정세상의 이유"라고 짧게 언급했다.
정부는 그동안 민간단체를 통한 인도적 지원과 대북식량 지원,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허용 등을 통해 하노미 북미정상회담 결렬후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북미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다음달말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의 방한 이전에 판문점 등에서 남북정상간 '원포인트 회담'도 개최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앞서 지난 12일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를 통해 "주변 환경에 얽매여 선언 이행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뒷전에 밀어놓고 그 무슨 '계획'이니, '인도주의'니 하며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나 하는 것은 북남관계의 새 역사를 써 나가려는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우롱"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정면비판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진보적 성향들의 민간단체들과의 접촉을 갖기로 해, 정부는 이를 통해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우리측 민간단체가 중국 선양에 도착하자마자 일방적 회의 취소 및 인력 철수를 통보, 정부를 당혹케 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허용한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에 대해서도 아직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방북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게오르기 불리초프 '아시아태평양안보협력회의'(CSCAP) 러시아 국가위원회 연구위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노이회담 결렬은 북한이 예상치 못했던 기분 나쁜 충격이었다"면서 "북한 인사들은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 양보 의사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데 대해 아주 큰 모욕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하노이 이후 북한은 문을 닫아걸고 어떤 협상에도 참여하지 않으며 미국·한국 등 누구와도 만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협상 재개를 위해선) 먼저 미국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경고한 '새로운 길'에 대해서도 북한 측이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새로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외에 좀 더 심각한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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