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10주기 추도식 엄수, 1만7천여명 운집
노건호 "아버지는 국민 믿었다", 시민들 3km 장사진 이뤄
이날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와 장남 노건호씨 등 유족들을 비롯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 70여명,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제외한 여야3당 대표, 참여정부 인사 등 당정청과 범여권 인사들이 모두 배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8주기 추도식때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밝힌 바 있어 참석하지 않았고, 대신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국회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위대한 국민은 끝도 모를 것 같던 절망의 터널을 박차고 나와 광장에 섰다"며 "그리고 지금은 국민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를 향해 걷고 있다"며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제 노무현의 그 꿈을 향해 다시 전진하겠다. 우리는 지난 10년을 통해 잠시 멈출 수는 있어도 결국 ‘역사는 진보한다’는 명제가 참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며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이건만, 정치는 길을 잃어 가고 있다. 그러나, 하늘에서 도와달라고 지켜봐달라고 말씀드리지 않을 것이다. 이 짐은 이제 남아있는 우리가 해야 할 몫"이라고 다짐했다.
이낙연 총리도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못다한 꿈을 이루려 하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꿈꾸시던 세상을 이루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그래도 저희들은 그 길을 가겠다. 대통령님을 방해하던 잘못된 기성질서도 남아있다. 그래도 저희들은 멈추거나 되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장남 노건호씨는 감사인사를 통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은 고인이 정치를 포기하지 않게 만든 힘이었다. 한국은 이제 아시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가 됐다. 한국의 깨어있는 시민들은 한국을 평화로 이끌고 다양한 아시아 사회를 포용해갈 것"이라며 "아버님은 국민이 이뤄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모든 국민에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참여정부 인사수석을 지낸 정영애 노무현재단 이사는 "지난 10년동안 저희는 대통령님에 대한 회한과 애도 그리고 회고의 시간을 보내왔다"며 "그러나 이제는 대통령님의 마지막 당부처럼 슬픔과 미안함 원망은 그만 내려놓고 대통령님께서 우리에게 남긴 과제를 실현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상록수',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른 후 묘역을 참배하는 것으로 추도식을 마쳤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추도사 후 곧바로 참배했고, 추도식 후 권양숙 여사, 노건호씨, 김정숙 여사도 차례로 참배를 마쳤다.
이날 봉하마을에는 서거 10주기를 맞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행렬로 3km 전 초입부터 길게 장사진이 펼쳐졌다. 30도를 넘나드는 초여름 폭염에도 시민들은 연신 손부채질을 하면서도 길가에 걸린 추모현수막과 노 전 대통령 행적을 담은 게시판들을 꼼꼼히 읽고 지나갔다.
노무현 재단측은 21일 기준 5월 한달만 방문객 6만여명이 봉하마을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날 추도식에는 연인원 1만7천3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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