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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임세원 교수 유족 "정신질환자 낙인 없길"

유족 기자회견…"의료진 안전보장 환경 조성돼야"

진료 도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서울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 유족이 의료진 안전을 보장하고, 정신질환자가 편히 치료받을 환경을 조성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 교수 여동생 임세희 씨는 2일 임 교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족의 자랑이었던 임세원 의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의료진 안전과, 모든 사람이 정신적 고통을 겪을 때 사회적 낙인 없이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검은 상복을 입은 여동생 임씨는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비교적 차분한 목소리로 고인과 유족의 뜻을 취재진에게 전했다.

임씨는 "오빠와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분은 진료권 보장을 많이 걱정하지만, 환자들이 인격적으로 대우받기를 동시에 원한다"며 "그분들이 현명한 해법을 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임 교수가 자신의 우울증 극복기를 책으로 낸 사실을 거론하며 "자신의 고통을 고백하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 낙인이 없는 의사조차 고통받을 수 있음을 알리면서 사랑했던 환자를 위해 자신을 드러냈던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오빠가 얼마나 자신의 직업에 소명의식이 있었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사회적 낙인 없이 치료받기를 원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빠는 효자였다. 굉장히 바쁜 사람인데도 2주에 한 번씩은 부모님과 식사했고, 아이들을 너무 사랑했다"고 전했다.

임씨는 남은 가족들을 생각하며 참았던 눈물을 보였다. 그는 "제가 오빠 없는 세상이 낯설고 두렵듯이 아이들과 언니(임 교수의 부인)는 더 큰 낯섦과 두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한다"며 흐느꼈다.

임씨는 임 교수가 평소 환자에 관한 이야기를 집에서 전혀 하지 않았고, 이번 사건 피의자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 입장에서는 가해자가 위협했을 때 오빠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갔으면 좋았을 텐데, (오빠는) 두 번이나 멈칫하면서 뒤를 돌아보며 도망쳐 112에 신고했다"며 "영상을 평생 기억할 것 같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임 교수는 자신의 진료실 옆 다른 진료실로 이어지는 문으로 들어간 뒤 복도로 빠져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임 교수가 진료실 문 앞에 있던 간호사에게 도망치라고 말하고 반대편으로 달아났다"며 "간호사가 피했는지 확인하려는 듯한 모습으로 서서 간호사를 바라보다가 피의자가 다가오자 다시 달아났다"고 전했다. 이어 "간호사를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 상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임씨는 "고인의 뜻을 기리고 같이 애도하고 추모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적십자병원에 마련된 임 교수의 빈소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임 교수의 동료 등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병원 측은 빈소 입구에 안내요원들을 배치해 취재진이 빈소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제한했다.

임 교수는 앞서 지난해 12월31일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자신에게 진료 상담을 받던 박 모(30) 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박씨는 조울증을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교수의 발인은 4일 오전으로 잡혀 있다.
연합뉴스

댓글이 4 개 있습니다.

  • 1 0
    고참

    미친놈 치료시엔 우선 싸대기를 날려 기를 꺽어야 한다
    안그럼 칼들고 덤빔

  • 0 0
    명복

    의협 일베충이 설치니, 애먼 이가 돌아가셨네

  • 1 1
    이재선 자살자백카카오톡증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직권을 남용해 친형 고 이재선(2017년 사망)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키려 한 혐의로 재판을 앞둔 가운데 이재선씨가 생전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자살을 기도했다"고 직접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 6 0
    역시

    사람은 위기에 본연의 모습이
    드러 난더고 하는데
    역시 수준과 품격높은 집안이어서
    슬픔을 이용하거나 집단적
    분위기보다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모습에 경의를 표한다.

    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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