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건도 충주시장 후보, '성추행 인정' 비밀합의서 파문
여성단체 "공천 취소하라", 한국당 "민주당 이러고도 도민 볼 면목 있나"
우 후보는 공천 확정 전날인 지난 17일 성추행 피해를 주장한 도청 여성공무원 A씨와 만나 합의서를 작성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월 23일과 4월 6일 민주당 충북도당 홈페이지에 '충북도청 공무원 김시내(가명)'라는 이름으로 "2005년 6월 우 후보가 도청 총무과장 재직시절 식사 후 노래방을 따라갔다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 후보는 "지방선거 유력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했고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A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처벌해달라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법원에는 2억원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민주당은 지난 18일 충주시장 후보에 우 후보의 전략 공천을 강행했다.
그러나 청주BBS가 24일 단독 입수한 ‘사과 및 합의서’에 따르면, “우건도는 2005년 김시내(가명)씨가 주장한 바와 같은 내용의 사건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위 사건 이후 기자회견, 언론 인터뷰, 민‧형사상 조치 등을 통하여 김시내씨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가한 일에 관하여 깊이 사과한다”며 가해 사실을 인정했다.
또한 “우건도는 향후 언론 및 사법기관에서 이 사건에 관한 일을 언급할 일이 있을 경우, 우건도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사실대로 이야기 할 것을 약속하며 김시내 씨의 명예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건도가 (김시내씨에게) 사과에 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또는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김시내씨의 2005년 사건에 관한 주장이 거짓이다’는 취지의 발언을 제 3자에게 할 경우 김시내씨로부터 어떠한 이의제기나 민‧형사상 조치를 받게 되더라도 감수하겠다”고 적시했다.
마지막으로 이같은 내용은 제 3자인 충북도청 공무원 노조위원장의 입회하에 우건도 예비후보와 김시내씨가 자의적으로 작성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에게 제출한다고도 적고 각자 서명을 했다.
각서가 드러나자, 여성단체들과 야당은 우 후보를 질타하며 민주당에 즉각적 공천 취소를 촉구했다.
충북여성연대는 성명을 내고 "미투 대응 원칙을 어긴 민주당은 각성하고 우 후보에 대한 공천무효를 선언하라"며 "우 후보 공천을 취소하지 않으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력 의혹으로 지사직에서 물러났고, 뒤이어 ‘안희정 지사의 친구’를 선거 전략으로 내세운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마저 복잡한 사생활로 충남지사 후보에서 사퇴했다"며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충청도민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는데, 충주시장 후보마저 미투 의혹 가해자를 전략공천했다. 이러고도 충청도민을 볼 면목이 있는가"라고 맹공을 폈다.
우 후보는 그러나 이날 후보 등록후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앞으로 충주시정을 이끌 4년의 시장을 선택하는 자리이고 과거를 들추는 건 도움이 안 된다"며 "(미투 피해자에게) 2차·3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과거 얘기는 이 자리에서 하지 않겠다"며 후보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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