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탠디 파업, '노측 1600원 vs 사측 1200원'

'소사장제 폐지' 놓고 평행선...SNS 불매운동 조짐 확산

8년간의 공임 동결에 항의하며 파업 35일, 본사 점거농성 13일째를 맞는 수제화 브랜드 '탠디'의 파업 현장.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탠디분회 조합원들은 8일 오후 3시 탠디 사측과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지난 4일 처음으로 본사와 첫 협상에 나선 지 나흘만이다.

지난 4일 첫 협상에서 사측은 노조의 한 켤레당 공임 2000원(현재 7000원) 인상 요구에 "너무 과하다"며 공임 50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노조 요구안에 4분의1 수준인 사측 제시안으로 첫 협상은 한 시간만에 결렬됐다.

반나절만에 다시 재개된 협상에서도 사측의 공임 인상폭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전 협상에서 500원을 제시했던 사측은 이번엔 기존 공임료의 10% 인상안을 제시했다. 현 공임 6500~7000원에서 650~700원을 올려주겠다는 것.

노조는 곧바로 테이블을 박차고 나왔다. 협상에 참여한 32년 경력의 제화공 박완규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임 500원 인상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그런 걸 받을려고 어려운 싸움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어버이날인 8일 오후 2시30분 재개된 협상에서도 사측은 노조 요구안의 절반이 안되는 804원을 새 인상안으로 제시했다. 사측안대로 인상되면 제화공들이 수제구두 한 켤레를 완성하고 받는 돈은 7304원으로 올해 시급 최저임금 7530원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 7530원은 최저'시급'이지만 제화공들은 구두 한 켤레를 만들어야 받을 수 있는 '개수임금제'가 적용된다. 한 노동자가 최저시급을 받고 10시간을 일하면 7만5300원의 돈을 쥘 수 있지만 제화공들은 1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구두 한 켤레 완성으로 최저시급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셈이다.

재개된 협상, 노조 1600원 vs 사측 1200원

노조측은 당연히 이를 거부했고 대신 최종안으로 1600원을 제시했다. 사측은 이에 다시 120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협상 초기 500원에서 2배 이상이 인상돼 최저임금 수준에 근접한 셈이다.

하지만 결국 이날 4시간여의 협상은 양측간 400원이라는 인상액 차이와, 제화공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및 처우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사업등록증 폐지, 이른바 '소사장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소사장제는 탠디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노동 현안인 특수고용노동자 문제"라며 "제화공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요구"라고 못박았다.

탠디 제화공들은 법적으로 '개인사업자'이지만 이들이 만든 구두의 수량과 디자인은 모두 탠디가 결정한다. 사실상 탠디의 직원인 셈이다. 이미 2016년 법원은 탠디 본사에 퇴직금을 요구한 하청업체 제화공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여전히 하루 16시간 노동에도 4대보험과 퇴직금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부상을 달고 살지만 산업재해 보상도 받을 수 없다. 문재인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보장,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 의무화가 포함되어있지만 개혁입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탠디 "제화산업 많이 어렵다" vs 노동자 "8년 임금동결에 대한 답 아니다"

탠디는 이같은 노조측 요구에 대해 제화업계의 전반적 경기 하락, 백화점-유통업체간 불리한 마진 조정, 날로 상승하는 인건비 비중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탠디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구두 한 켤레를 만들면 제화공 저부(바닥) 7000원, 갑피(패턴) 제작 6550원으로 합치면 1만3천500원이고 패턴사, 재단사, 공장장, 사무직 급여직원들 6천원으로 기본 인건비만 2만2천원"이라며 "그나마 30만원대 신발이라고 하는데 백화점에 35% 주고 중간관리 직원 15% 주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는 평균 10만원대 초반이 떨어진다"고 항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 제화사업은 현실적으로 사양사업이다. 멀리가 아니고 지금 당장이다. 지금 탠디는 수입이 아니라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자부심으로 만들고 판매하자는 사주의 뜻에 따라 95% 국내 생산을 유지하며 제화공들과 같이 해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양산업에 종사하는 제화공들의 공임이 8년간 동결되는 동안 탠디 오너 일가는 120억원의 배당을 가져갔다. 영업 이익도 늘었다. 2007년 27억7천여만원을 기록한 탠디의 영업 이익은 2017년 69억4천여만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10년 사이 영업 이익은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사측은 백화점 매출 부진 등을 들며 "가뜩이나 좋지 않은 회사 사정이 최근 제화공들의 파업으로 본사와 하청업체 모두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같은 사측 주장에 대해 "과거 제화업계가 호황일 때나 사양산업인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건 제화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임금 뿐"이라며 "회사는 꾸준히 영업이익을 달성하는데 노동자들의 삶은 점점 퇴보하는 현실에서 사측의 주장은 노동자에 대한 답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불매운동 조짐 확산...브랜드 이미지 타격 커가

결국 노사 양측은 이날 협상에서 향후 추가 교섭 일정을 잡지 못한 채 헤어졌다. 제화공 조합원들은 파업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고, 민주노총은 오는 9일 광화문에서 대규모 특수고용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사측도 여전히 용역직원을 고용해 본사 출입문의 셔터를 내리고 차벽을 둘러쌓은 채 노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SNS상에서는 '탠디불매'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글이 속속 올라오며 불매운동으로 확산할 조짐까지 보이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탠디의 브랜드에는 상처가 커지고 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8일 국회에서 "국내 1위의 수제화 업체이자 지난 10년간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성장한 탠디가 그 동안의 성과를 노동자들과 함께 나눈다는 전향적인 자세로 8년째 동결중인 7000원의 제화 공임비를 현실에 맞게 인상하고, 이후 노동자와 상생하는 기업이 되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22 개 있습니다.

  • 0 1
    안녕

    민주노총이라서 그런게 아닙니다
    실제 사실과 맞지 않는 여론 몰이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다는것입니다.
    똥묻은개가 똥묻은개를 나무라는것과 같습니다.

  • 2 3
    이런방법이

    실업자 군단이 한데 모여 한회사를 목표로 삼아 직원으로 채용해달라는거와 다를게 없네요
    저들 사진 잘 찍어놓고 기억해놓으세요
    동종업계 관계자분들 본인회사에 발들이지 마세요
    수틀리면 파업하고 시위할껍니다
    처음이 어렵지 수시로 저럴껀데 협상해주지마세요
    일 있는거에 만족하고 살아야지 지금 장사않되고 탱자탱자 노는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돈 않맞으면 다른데 알아보세요

  • 4 1
    답답하구나..

    '민주노총' 이라는 글자 들어간 것에 흥분하는 사람들 참 많네. 이건 '소사장제'라는 제도 때문에 노동사각지대로 몰리는 구두 장인들이다. 탠디 제화공이든 택배기사든 모든 노동자에게 당연히 부여되는 노동권 찾으려는건데 '민주노총' 네글자 보고 아무말이나 내뱉는군. 좀 찾아보고 말해라. 쯧쯧쯧쯧.

  • 1 1
    안녕

    버는 족족 많이 벌면 나눠주는 것이 자본/민주주의 근간을 흔든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기업은 세금 탈세 하지 않고 세금으로 온전히 국민의 복지에 기여를 하며 일정한 의무를 한것인데 "재는 돈마니 버니 나줘야 돼"라는 심뽀라는것이다. 정당한 세금으로 나라에 세금의무를 한 기업과 소시장제를 하자고 적은 세금을 내고 편법을 한것은 기업이 아니라 본인들인것이다.

  • 2 0
    안녕

    한족 7000원보다 한달 총버는 월급이 적다면 그게 더 임팩트가 강할텐데 왜 안하거 같은가요?

    언론 플레이인가요??

  • 3 0
    안녕

    노총에서 교육사업을하다가 시설비를 받아 시설을 하고나서 중고로 바꿔서 차익을 챙겨서 교육사업을 성동구에서 못하게 한사례가있는 집단입니다. 거기 교육생 출신들이 말합니다. 시위하더라도 전체가 득이되는 시위를하셔야지. 2년뒤에 또 시위하실건가요? 노동에 소중함이지만 노동이전에 공생의 관계를 생각해보시죠

  • 1 1
    111

    결과가 말해주지.
    무노조 기업은 분기 30조씩 벌고
    노조기업은
    머리띠 귀족 민주노총 한국노총들에 파업에 밟혀 파산직전

  • 3 1
    탠디 제화공 아버지들 힘내세요

    안녕하세요. 탠디 가족입니다. 탠디 제화공 아버지들의 공임비인상과 직접 고용을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글입니다. 소중한 동의 한표 부탁드려요.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19210?navigation=petitions

  • 0 1
    박사시미

    협상은개뿔 건강검진받고 져까치나오믄 사시미로 다 썰어줄라니까 밥멉구살기힘든세상 묻지마로가자

  • 6 1
    장인정신

    생계유지는 하고 살아야죠...
    더불어 사는 세상인데 ... 아직도 이러니...
    끌쓰는게 다지만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 3 3
    안녕

    안써져서 또쓰는데요. 세금내기 싫어서 도급제를 할려고 편법같은 소시장재 개인 사업자를 한것입니다, ㅅ세금을 내기 싫어 하는분이 공공의 이익보다 자신들 돈을 못번다는 일에는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거죠???

  • 5 1
    ㅎㅎㅎㅎ

    다 지만 배불리 쳐먹으려고 하는데서 문제가 생기는 거여.

    씨파 텐디야 다같이 잘먹고 잘살면 좀 안되것냐?

    이 나라에 삼성이 있는것만 해도 지랄같은데

    텐디 너마저?

  • 8 4
    안녕

    소시장제 페지하고 정규 고용이 된다면 20개의 하청공장 정직원을 정규직화해야 된다는 것인데. 그럼 2017년 기준 탠디 정직원 158명 최소 200명을 더 고용해야 한다면 가정을 할때 저기서 불법 점거하는 노동자중에 자기가 탠디 사장이라고 할때 과연 고용하자가 솔직하게 이야기 할사람 몇사람인가? 그리고 정규직이면 월급제가 되는데 도급제를 주장하는 맞나?

  • 11 0
    당연하지

    탠디 제화공분들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 16 1
    이런 생각이 듬

    내 생각에 탠디 파업하는 거 뉴스에도 나오고 기사도 막 나오니깐 사측이 댓글 다는거 같아. 짜증나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뿌린대로 거두는거다. 이놈들아. 구두 장인들 대우는 뭐해줄망정 핫바지로 보이냐? 양아치 같은 기업. 세무조사나 받아야 정신을 차리지

  • 10 1
    갑질과의 전쟁

    탠디 사태가 잘 해결되면 분명 노동사각지대에 있는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도 희망이 생길것이다. 트럭기사, 택배기사, 학습지 교사 등등.. 갑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하루빨리 되길.

  • 7 2

    슈즈만들먼무릊이마이아파공임이빠이구다사이족당만원이상주삼

  • 1 0
    밑에 그냥좀님

    취재를 했으니 자세히 알겠지..

  • 2 7
    그냥좀

    뷰스앤뉴스..
    어찌 이렇게 자세히 알수있는거지요?
    여기도 돈만주면 기사써주고 이슈화만들어주는 광고 회사인가요?

  • 3 21
    박사시미

    절대 법을어기고 본인들의일터를버리고 불법침입한도급자들에게 굽신거리지말아라
    저들은 노조언론및민노총을등에업고 마녀사냥하고있다
    나이처먹고 똑바로들살어라 대구통조심하고
    사시미는 녹슬고있다

  • 1 20
    111

    불매 주장하는자들도 영업방해이지
    고소당할수잇다는것을 잊지말아야하지
    구두는 1000만원짜리 명품 신느것들이

    민주노총 노조색휘들이
    파업주동자들에게는
    민주노총에서 꼬박 월2000만원식 받는 자들이지
    나머지 파업하는자들은 무입금이지

    한진중공업에 타워크레인올라간 민주노총 금속노조 김진숙
    월2000만원 받는다고 나온적이잇잖니

    과다한요구이지 직접고용ㅇ구도

  • 26 8
    화이팅입니다

    꾸준히 탠디 파업을 주시하고 있는 독자입니다. 사측이 500원 인상을 제안했을때 정말 분노했는데 그래도 협상에 속도가 붙고 노조측의 목소리가 강경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탠디 제화공분들 끝까지 힘내세요!!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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