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한국 철수' 카드로 공적자금 지원 압박?

바라 GM회장 "액션 취해야", 정부에 10억달러 지원 요청설

2018-02-07 10: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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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철수설이 다시 불거져, 가뜩이나 고용 부진에 고심하는 정부를 긴장케 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메리 바라 GM회장은 6일(현지시간) 콘퍼런스 콜에서 한국 GM에 대해 “생존 가능한 사업을 만들기 위해 액션을 취해야 한다”며 “현재 한국에서 담당자들이 노조 등과 협의를 거쳐 경영 합리화 혹은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어떤 조치를 단행할지 말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지금과 같은 비용 구조로는 사업을 이어가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한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바라 회장 발언에 대해 “한국 사업이 이윤을 낼 길이 보이지 않으면, 다음 철수 대상은 한국이 될 것”이라며 '철수 시사' 발언으로 해석했다. GM은 이미 유럽, 러시아, 인도에서 철수한 바 있다.

앞서 <한국일보>는 지난달 방한한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이 정부 관계자 등을 만나 "이달 말 한국GM에 만기가 도래하는 본사 차입금 10억달러를 상환해야 하는데 정부에서 이를 부담해달라"며 "도움을 주면 대가로 연간 20만대 수출물량을 신규 배정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GM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으나 업계에서는 팩트 보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공교롭게도 바라 GM회장의 한국GM 철수 시사 발언이 나온 점이나, 한국GM 군산공장이 추가로 가동중단을 하기로 한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생산라인을 멈춰세웠던 군산공장은 오는 8일부터 두 달가량 더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이번엔 판매 부진으로 인한 재고물량 증가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실제로 작년 한국GM의 판매량은 52만4천547대로, 1년 전보다 12.2% 감소했다. 특히 내수(13만2천377대) 감소율이 26.6%로 컸고, 수출(39만2천170대)도 5.9% 감소했다.

군산공장은 한 때 연간 27만대에 가까운 완성차를 생산했지만 현재는 간신히 3만대선에 턱걸이 할 정도로 크게 줄었다. 자연스레 가동중단과 재개가 반복되고 지난해 조업일은 월평균 10일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공장은 현재 1·2차 협력사만도 모두 130여개사, 노동자는 1만명 안팎에 달한다.

한국GM 영업 악화로 협력업체들도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최근 한국GM 1차 협력업체인 이원솔루텍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이 철수를 강행하면 직접고용 노동자 1만6천명, 협력업체 노동자 30만명이 길거리에 나앉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잘 아는 GM은 '한국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으면 한국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압박을 공개적으로 가하는 양상이어서, 향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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