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결국 개정, 농수산물 선물비 10만원으로

표결없이 합의 형태로...정치권 압박에 시행 1년만에 개정

2017-12-11 18: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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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비의 상한액을 농축수산물에 한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리고, 경조사비는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추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개정안이 11일 가결됐다. 시행 1년만의 개정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전원위원회에 음식물·선물·경조사비의 상한액을 '3·5·10'에서 '3·10·5'로 조정하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상정해 가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권익위 전원위원회에서 표결 끝에 부결됐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표결에 부치지 않고 위원들의 합의 형식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회의에는 공석 중인 사무처장을 제외한 14명 가운데 박은정 권익위원장 등 정부위원 6명과 외부위원 7명 등 총 13명이 참석했다. 외부위원 1명은 불참했다.

선물비의 경우 농축수산물 및 원료·재료의 50% 이상이 농축수산물인 가공품에 한해 상한액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렸다.

경조사비는 현금 경조사비 상한액을 기존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추되, 화환·조화(결혼식·장례식)는 10만원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현금 5만원과 5만원짜리 화환·조화를 동시에 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외부위원들은 이날 표결없이 김영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대신에 "부정청탁금지법의 본질적인 취지 및 내용을 완화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며 "부정청탁금지법의 안정적 정착 시까지는 금품 등 수수금지에 대한 예외인 음식물, 경조사비, 선물 등 가액의 추가적인 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더이상의 추가 개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메시지인 셈.

이날 가결된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차관회의를 거쳐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시행될 예정이어서 내년 설부터는 본격 적용될 전망이다.

2주 전 부결 됐음에도 불구하고 김영란법 개정이 단행될 수 있었던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의 강력한 개정 요구와, 전남도지사 시절부터 개정을 주장해온 이낙연 국무총리의 압박 등이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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