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재벌들 앞에서 "갓뚜기" 극찬
다른 재벌들에겐 중국 사드보복, 미국 관세보복 피해상황 물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께 청와대 상춘재 앞 녹지원에서 이들 기업인과 만나 25분간에 걸쳐 맥주잔을 기울이는 '호프미팅'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참석했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호프미팅' 건배사를 통해 "역대 정부마다 경제인들을 초청해 식사들을 해왔는데 정부로서는 경제살리기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없기 때문"이라며 "저는 경제인들께 충분히 듣고 싶어서 만남을 주어진 각본도 없고, 정해진 주제도 없고, 시간 제한도 없고, 자료도 없이 편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자는 뜻에서 마련했는데 바쁜 시간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기업인들과의 대화에서 참석자 중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로 부른다면서요"라며 "고용도 그렇고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도 그렇고 사회적 공헌도 그렇고 아주 착한 기업의 이미지가 '갓뚜기'라는 말을 만들어낸 것이다. 젊은 사람이 아주 선망하는 기업이 된 것 같다"고 극찬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새정부 경제정책에도 아주 잘 부합하는 그런 모델기업이기도 한데 나중에 그 노하우도 한번 말씀해주시면 좋겠다"며 "결국은 기업도 국민의 성원이 가장 큰 힘이니까 앞으로 잘 발전할 수 있는 힘이 되리다 믿는다"고 격려했다. 이에 함 회장은 "굉장히 부담스럽다. 더욱 열심히 하겠다.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다른 대기업 총수들에게는 중국의 사드보복, 미국의 관세보복에 따른 피해상황을 중점적으로 물었다.
문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는 "요즘 중국 때문에 자동차에서 고전하는 것 같은데 좀 어떻냐"고 물었고, 정 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기회를 살려서 다시 기술 개발해서 도약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중국에서의 판매가 절반 이상 급감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문 대통령은 권오중 포스코 회장에게는 "요즘 미국에 철강 수출때문에 조금 걱정하시냐"고 물었고, 권 회장은 "당분간은 미국에 보내는 건 포기했다. 중기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여러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게 있고, 2차 가공해서 가는 게 있는데 아직 2차 가공하는 건 수출 덤핑률이 그리 높지 않다. 철강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미국에 들어가지를 못해서 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정용진 신세계 회장에게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경영 상황을 물었고 정 회장은 "저희는 중국 의존도가 높지 않아 염려가 없지만 경쟁사(롯데)는 높다"면서도 "저희가 호텔도 조그맣게 하는데 (중국 관광객들이) 완전히 빠지고 면세점에도 중국인들 단체 관광객들이 완전히 죽었다. 완화되는 기미가 없다"고 말했다.
구본준 LG 부회장도 "저희가 전기차용 배터리를 하는데 (중국이) 아예 일본업체는 되고 한국업체는 안된다고 명문화 비슷하게 만들어놔서 중국 차에 못판다. LG하고 현대자동차가 같이 협력해서 배터리를 현대차에 많이 공급하는데 중국형 모델을 중국 정부가 막아서 우리 배터기라 현대차에도 못들어간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이 문제 해결에 다들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는 그동안 차세대 자동차를 하면서 약간 수소차쪽에 비중을 뒀다. 전기자동차에 집중하면 빠르게 배터리 기술을 금방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금춘수 한화 부회장과는 한화그룹의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 가장 나이가 많은 손경식 SK회장과는 건강과 관련한 얘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상춘재 앞에서 25분여간의 호프미팅을 갖고 상춘재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만찬 간담회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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