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8일 "차기 개헌을 약속할 경우 개헌안 발의를 유보할 수 있다"고 조건부 개헌 발의 유보 제안을 해 한나라당 등의 대응이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개헌안 발의 관련 특별기자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개헌 문제들에 대해 제 정당과 대선후보 희망자들이 책임 있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다면, 제 정당 대표 및 대선후보 희망자들과 개헌의 내용과 추진 일정 등에 대해 대화하고 협상할 뜻이 있다"며 "각 당이 당론으로 차기 정부에서 추진할 개헌의 내용과 일정을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제시하고 이것이 합의가 되거나 신뢰할 만한 대국민공약으로 이루어진다면, 개헌안 발의를 차기 정부와 국회에 넘길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다만 이 합의나 공약에는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1년 가까이 단축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 연임제와 대통령 및 국회의원 임기 일치가 협상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도 지금 내가 제안한 내용의 개헌은 반드시 발의하고 통과시킨다는 것이 당론으로 분명하게 표현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 제안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응답이나 조치가 없을 경우에는 나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다음 임시국회에서 맞춰 개헌안을 발의할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 신뢰할 만한 대안이 국민 앞에 제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역제안은 '임기내 개헌 찬성' 여론이 계속 상승하는 추세를 가속화하기 위한 승부수 성격이 짙어, 한나라당 등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