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MB정권의 '교과서 우경화' 급제동
교과부의 일방적 시정에 반발한 저자들 손 들어줘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5일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 등 금성출판사의 근현대사 교과서 공동저자 3명이 교과부장관을 상대로 낸 수정명령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교과부의 수정명령이 표현상 잘못이나 기술적 사항 또는 객관적 오류를 잡는 정도가 아니라 이미 검정을 거친 교과서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에는 새로운 검정절차를 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검정절차상 교과용도서심의회의 심의에 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수정명령의 대상이나 범위가 검정을 거친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결과를 가져오는지 따져보고 피고가 심의회 심의에 준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심리했어야 한다"면서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금성교과서가 발행한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해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은 2004년 10월 국정감사때부터 좌편향이라고 비난해왔고, 교과부가 이에 MB정권 출범후 역사교과 전문가협의회의 검토를 거쳐 2008년 11월 총 29개 항목에 대한 수정 지시를 내리자 저자들이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1심은 "수정은 실질적으로 검정과 같으므로 교과용 도서심의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 위법하다"며 저자들 손을 들어줬으나, 2심은 "수정은 검정이나 개편과는 개념적으로 구분되고, 관계규정상 수정명령은 검정절차와는 달리 심의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지 않고 있다"며 교과부 손을 들어줬다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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