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김재철이 복도까지 따라와 딴 프로 가라 했다"
"4월 들어 매주 하차하라고 했다", 김재철측 "그런 얘기 한 적 없다"
MBC노조 4일 오후 긴급노보를 통해 전날 김미화씨와 가진 인터뷰 전문을 공개하며 그동안 외압을 가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온 김 사장과 사측을 맹비난했다.
노보에 따르면, 김미화 씨가 김재철 사장을 만난 건 지난 4월 8일 오후 4시쯤 본사 7층 엘리베이터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라디오가 시끄럽던데, 김미화 씨, 다른 프로로 옮겨보세요”라며 “MBC에 좋은 프로 많다”고 말했다. 김미화 씨가 이에 즉답을 피하자, 김 사장은 7층 엘리베이터에서 1층 복도까지 김씨를 쫓아가며 프로그램을 떠나도록 집요하게 요구했다.
김 씨는 또 사측이 4월초부터 매주 하차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4월 5일 김도인 라디오본부 편성기획부장의 타 프로그램 이동 권유, 4월 8일 김재철 사장의 이동 권유, 4월 12일 이우용 본부장의 ‘KBS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된 신뢰도 문제 발언, 4월 셋째 주 “김미화 씨 아웃시킨다고 한다. 본부장 뜻이 확고하다”는 담당 부장의 발언이 이어졌고 결국 4월 25일 김씨는 자진하차했다.
노조는 이같은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며 "이제 김재철 사장이 대답할 차례다. 김 사장은 어떤 경위에서 김미화 씨에게 프로그램 이동 권유를 했는가? 김미화 씨와 손석희 씨가 정부 여당에서 끊임없이 지적대상이 되어온 인물이란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일"이라며 "정부 여당의 압력 때문에 김미화 씨를 교체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왜 교체했는가?"라며 공개질의했다.
한편 김미화씨 주장에 대해 사측의 이진숙 홍보국장은 "김재철 사장이 엘리베이터에서 김미화씨를 만난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 좋은 방송을 같이 해보자'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을 뿐 프로그램 이동을 권유한 사실이 없다"며 "진행자 교체는 라디오본부 소관으로 사장이 그런 발언을 할 이유가 없다. 그런 주장이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다음은 MBC노조가 공개한 김미화씨 인터뷰 요지 전문
김미화 인터뷰
노 조 : 지난번 노동조합에서 백지연 씨 이름을 내버려서 (김미화씨에게) 부담이 된 건 아 닌가 싶었다
김미화 : 노조에서 낸 거는 잘못 아니다. 사실은... (이우용 본부장이) 솔직하지 못하게 계속 행동하고.. MC, 알아볼 수야 있다. 나도 처음 들어올 때 다른 프로그램 없어졌고 방송이란 게 다 그런 건데.... (이우용 본부장이) 한겨레신문 기자한테 말한 거 아닌가.. 그 기사에 뭐라고 되어있냐면, ‘(내가) 녹취록을 내놨다. 경찰에...’ 그런 식으로 이야기해서 기자가 기사를 썼다. 그 부분이 올바르지 못하다. 녹취록을 난 경찰에 낸 적도 없다. 진짜 내 양심에 꺼릴 일 한 적이 하나도 없다. 그 지점에 있어서. 그런데 같이 일하고 있는, 매일 보는 연기자에게, 그 부분이 의심스러우면 나한테 물어보면 되는데, 자기랑 친하다는 작가, 작가랑 친하기 때문에 안 된다? 그게 말이 되나? 그런 사람 밑에서 어떻게 일하나. 차라리 쉬는 게 낫다. 계속... 일주일 단위로.. 이 사람들이 나한테... 맨 처음 (김도인) 부장이 와서 다른 프로 가라고 했지, 그 다음에 사장을 만난 거다. 복도에서. 사장이 나보고 다른 프로로 가라는 거다. MBC에 좋은 프로 많다면서. 그 다음 주에는 이우용 본부장이 한겨레 인터뷰에서 KBS, 신뢰도 운운했고 그리고 다음 주에 백지연이 터졌다. 한 주 한 주 한 달 동안 각 주마다 계속 일이 터진 거다. 물론 내려가라면 내려가겠는데, 신뢰도 떨어져서 시사프로그램은 안되는데 다른 프로그램은 된다? 참...웃기다. 어쨌건 나는 이우용 씨처럼 자기가 본부장으로서 회사를 바라보고 일하지 않는 그런 사람은 본부장 자격없다고 생각하고, 내가 도와줄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판단했다.
노 조 : 김재철 사장은 복도에서 만나신 건가?
김미화 : 엘리베이터에서 만나서 복도까지 계속 와서 이야기 하시더라. 난 이해할 수가 없었다. “라디오가 시끄럽던데, 김미화 씨, 다른 프로로 옮겨 보세요.” 이렇게 말하더라. 시끄러우면 본부장을 말려야지 어떻게 나를 다른 프로로 가라고 하나. 내가 잘못 들었나...별 생각 다했는데..
노 조 : 4월초였나?
김미화 : 그렇다 (몇 시간 후 4월 8일 오후 4시경이었으며, 7층 엘리베이터에서 시작해 1층 로비까지 대화가 이어졌다고 확인함.)
노 조 : 4월 25일에 마지막 방송이라도 하지.. 힘드셨나?
김미화 : 나오면 PD들도 있고 마음이 흔들릴까봐.. 마음 흔들리죠.. 하고 싶지.. 그런데...힘들었다. 내 판단에는. 사실 그 전에 확 던져 버리고 싶었는데 PD들한테 고맙고 미안해서 의리를 져버리는 거 같아 굉장히 망설였는데 자칫하다간 바보 되겠더라. 이우용 씨는 자기 뜻을 절대 안 굽히지 않나. 그게 잘못되었다고 OOOPD도 본부장한테 가서 설명했다더라. 일대일로 만나서. 그래도 안 굽히고. 그리고 새로 된 부장님한테도 점심에 불러다가 “김미화는 아웃시킨다” 이야기했다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본부장 의지가 너무 확고하던데...” 이렇게 나오더라.
노 조 : 그날(4월 25일)은 따로 연락 없었나?
김미화 : 없었다. 한 달 동안 일련의 과정이 많이 괴로웠다. 정말로.... PD들이 지켜줄려고 노력 많이 하시고 고맙긴 한데.. 자칫 잘못하면 내가 바보처럼 쫓겨나게 된다. 그럴 여지가 너무 많았다. 이우용 본부장이 조금이라도 말이 통하거나 뭔가 사람이 이성적이면 그런 기대감이라도 갖고 있겠다. 그런데 매일 한 달 동안 하는 일이 그거잖나. 그 사람 인터뷰한 거 보면 "2월 이십몇일에 자신이 왔다, 그때부터 부장단에게 두 번인가 김미화 신뢰문제에 대해 문제제기 했다"는 거 아닌가. 그런데 그 사람 오자마자 나랑 악수하면서, “김미화 씨, 잘 부탁해요. 본부장은 한번 하고 갈 사람이고 연예인은 영원한 거잖아.” 그런 얘기 왜 하나 나한테? 이 사람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속으로 그 생각 한 거다. ‘너는 나한테 짤려. 난 영원할 사람이야. 본부장이야.’ 말을 거꾸로 한 거지. 그럼 악수도 청하지 말고 나한테 그런 얘기도 하지 말았어야지. 얼마나 음흉한 사람인가. 앞뒤가 다 안 맞으면서. 내가 즐겁게 일했던 MBC의.. 추억을 즐겁게 갖고 살고 싶지.. 내가 그런 사람한테 휘둘리면서 내가 왜 맨날 울면서 왜 내가 방송해야 하나.. 진짜 분위기가 쫙 깔려가지고....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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