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이상 보유 갑부, 13만명 돌파
양극화 급속 진행, 이들 보유 자산 400조 돌파
은행과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사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부자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컨설팅회사 캡제미니가 발표한 '2010 세계 부(富)보고서'를 바탕으로 지난해 국내에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가진 부자를 13만2천명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소는 메릴린치 보고서에 제시된 아시아ㆍ태평양지역 부자인구 증가율 25.8%를 전년도 부자 수에 적용해 이같은 수치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으로 추산된 부자 수는 2002년 5만5천명, 2003년 6만4천명, 2004년 7만1천명, 2005년 8만7천명, 2006년 9만9천명, 2007년 11만8천명, 2008년 10만5천명 등이었다.
또 자산가들이 통상적으로 금융자산의 30%가량을 정기예금으로 보유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국은행의 3억원 이상 정기예금 계좌 수를 바탕으로 어림잡은 10억원 이상 자산가 수도 2008년 8만2천300명에서 지난해에는 9만4천300명으로 늘었다.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부자인구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에는 경기 회복과 함께 위기 이전 수준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연구소는 이들이 보유한 자산총액도 2007년 297조원과 2008년 305조원에서 지난해에는 458조원으로 크게 불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부자시장'이 그만큼 팽창하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자산만 10억원 이상인 경우 부동산 등 다른 자산까지 합치면 총보유자산이 수십억원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이들을 상대로 한 부자 마케팅이 한창이다.
은행들은 지난 10년동안 다져온 고액 자산가 대상 프라이빗뱅킹(PB)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초우량 고객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올해 말부터 허용될 예정인 투자자문업도 부자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태세다.
증권사들도 특급 호텔 입점, 자녀 유학알선 서비스 등 부자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다른 금융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희수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나면서 잠시 주춤했던 고액 자산가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이는 국내뿐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이며 경기가 크게 꺾이지 않는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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