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국민여론, 우리쪽으로 돌아섰다"
<현장> 친이 실력행사에 친박도 '세 과시'
최근 친이계가 대규모 모임을 가진 데 대한 맞불대응 성격의 모임으로, 세종시 문제를 놓고 친이-친박 양진영이 본격적 '세 대결'에 나선 양상이어서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바둑에도 일수불퇴가 있거늘"
최대 '범친박' 모임인 선진사회포럼(대표 유정복)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한나라당 26명,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 5명, 무소속 1명 등 총 32명의 범친박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총 등 친이계의 세종시 수정 드라이브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유정복 의원은 "바둑이나 장기를 두면 일수불퇴가 있다"며 "전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바꾸겠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친이의 강제당론 채택 움직임에 대해서도 "국회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양심에 따라 투표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당론으로 징계 조치를 당하는 그런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허태열 최고위원 역시 "아무리 수정해도 삼년 뒤 또 도루묵이 될 수밖에 없는 이 과제를 갖고 국론이 분열하고 갈등이 첨예해지는 것은 누구를 위한 싸움인가"라고 반문한 뒤, "이 문제는 강제당론으로 강행할 문제가 아니다. 할 이유도 없고 실익도 없다"고 말했다.
이경재 의원은 "표결했을 경우 친이세력도 그 세를 확정적으로 단정할 수 없고, 이기더라도 당론변경하고 국회통과가 안된다면 그런 망신이 어디 있나?"라며 "그런 걸 추진하는 자체가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는 만큼 표결은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충환 의원은 "원안 채택이든 수정안 채택이든 지방자치 선거가 제대로 되겠나?"라며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고, 이진복 의원 역시 "당 지도부는 끝장토론이란 이름으로 계속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지방선거 뿐 아니라 한나라당 이미지에 타격을 줄 토론을 하게 되는 것으로 불 속에 섶을 지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여론 우리 쪽으로 돌아섰다"
서상기 의원은 "논리적인 것 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도 우리가 많이 앞섰다. 우리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며 최근 여론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강조했고, 조원진 의원도 "설 동향도 봤는데 오히려 역전됐다. 수정안은 국민의 지지에서 멀어졌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더 나아가 "잘못하면 이 대통령이 다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제 스스로 더이상 무덤을 팔 필요가 없다"고 강력 경고하기도 했다.
'김무성 절충안' 성토도
김무성 의원이 전날 내놓은 절충안에 대한 성토도 있었다.
현기환 의원은 "행정부처가 가는 것은 기능이 가기 때문에 기업이 가고 사람이 따라간다. 자연스럽게 인구분산과 과밀화를 해소할 수 있다"며 "그러나 김무성 의원이 말한 독립기관 이전은 주요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종혁 의원도 "이게 처음부터 정책적 토론으로 나온 것이라면 절충안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이제는 정치대결로 변모해 버렸다"며 시기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김태환 의원은 "일일이 대응하지 말고 그냥 떠들게 놔둬라"며 "큰 대사(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점잖게 그쪽에 빌미를 주지 말고 강하게 얘기할 필요도 없다. 원칙만 갖고 얘기하자"며 무시전략을 주문했다.
노철래 미래희망연대 원내대표는 그러나 "그간 다소 소극적 대응이 이런 수정안을 찬성하는 쪽에 기를 살려주는 것이 돼 버렸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중립지대 분들을 우리쪽에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며 원안 지지세력을 늘리기 위한 적극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모임에는 한나라당에서 유정복, 이학재, 이정현, 김옥이, 조원진, 김선동, 이진복, 손범규, 김태원, 현기환, 윤상현, 김성수, 허원제, 유재중, 이계진, 서상기, 이종혁, 정해걸, 구상찬, 김충환, 김태환, 박보환, 안홍준, 허태열, 이경재, 성윤환 의원, 희망연대에서는 노철래, 정영희, 윤상일, 김정, 김혜성 의원, 무소속 정수성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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