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은행 합병전쟁', 누가 승자 될까
외환은행 인수 놓고 국민-하나-산은 3파전
생명보험업계의 내년 최대 화두는 '상장'이다. 삼성생명, 대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 모두 내년 상반기 중에 상장을 먼저 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렇다면 은행업계의 내년 화두는? 단연 '인수합병'이다.
하나은행 "4위의 설움에서 벗어나야"
올해도 일부 은행은 합병을 꿈꿨다. 대표적 예가 하나은행의 우리은행 인수 시도였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민영화 대상인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희망했다가 "어디,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 하느냐"는 우리측 반발로 좌절됐다. 자산순위 4위의 설움이었다.
하나은행 임원은 "합병은 더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 절박한 생존수단"이라며 "내년 최대 화두는 합병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나은행의 합병대상 1순위는 외환은행이다. 앞서 김승유 회장도 지난달 말 "모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는 것이며 거기에는 외환은행도 포함이 된다"며 외환은행을 직접 거론했었다.
앞의 하나은행 임원은 "나중에 우리은행과 합치기 위해서라도 우선 외환은행부터 인수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며 "단 하나, 문제는 외환은행 인수전이 치열할 경우 인수비용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외환 인수' 최대 라이벌은 국민은행
현재 하나은행이 가장 강력한 인수경쟁 라이벌로 꼽는 곳은 국내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이다. 민유성 산업은행장도 외환은행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이나, 자금력이나 파워 등을 볼 때 국민은행이 가장 버거운 상대라는 게 하나은행측 평가다.
강정원 국민은행장 겸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안전맨'이다. 돌다리도 몇 번씩 두들겨보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외형 키우기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시해왔다. 이런 탓에 국민은행장 취임 초기에는 합병을 통한 확장보다는 고객서비스 만족도 제고 등 '수성'에 무게중심을 뒀다. 그러던 그도 2006년에는 외환은행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 거의 인수 직전까지 갔던 전력이 있다.
강 행장은 그 후 증권·투신 인수 등은 거론하고 있지만 외환은행에 대해선 아직 공식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내심은 외환은행 인수 쪽으로 쏠려 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외환을 인수할 경우 더이상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외형을 부풀리는 것은 물론, 질적 시너지효과도 높일 수 있다는 게 국민측 판단이기 때문이다. 하나측이 국민을 최대 경쟁자로 인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국민은행이 더이상 덩치를 키울 필요가 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국민측은 이에 대해 "왜 지난해 말 리먼브러더스 위기가 터졌을 때 JP모건 등 미국은행들이 M&A에 적극 나섰겠나"라고 반문한다. "덩치가 클수록 조달금리가 낮아지고 은행의 안전성은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게 국민측 답이다.
특히 최근 진통 끝에 KB금융지주회장으로 내정된 강 행장 입장에서는 '큰 작품'을 하나 빨리 만들어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 외환은행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계 분석이다.
"리스크 관리 제대로 하는 은행, 은행장 필요"
상황이 이런 만큼 새해 벽두부터 외환은행 인수전은 뜨겁게 불붙을 공산이 크다. 특히 은행들은 정부가 기존 저금리-확장정책을 계속 펼 내년 상반기가 인수의 최적기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 세계가 출구전략을 본격화하면 다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가능한 한 상반기에 큰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은행 인수만이 만병통치약일 수는 없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임원은 최근 이런 지적을 했다.
"2006년 모든 은행들이 대출경쟁에 미쳤을 때 일이다. 행장의 대출 지시에 '이러다간 사고 나는데'라면서도 모두 끌려갔다. 행장이 명줄을 쥐고 있기 때문이었다. 임기 3년이 보장되는 등재임원은 고작 3~4명밖에 안된다. 나머지 임원은 모두가 1년살이 인생이다. 행장 눈밖에 났다간 끝이다. 대출경쟁은 결국 리먼브러더스 사태 발발 후 한국경제를 또 한차례 벼랑 끝 위기로 몰아넣었다."
"한번 혼쭐이 나서 지금은 나아졌을까. 글쎄다. 한 예로 올해만 해도 가계대출이 급증, 문제가 됐다. 가계대출이 향후 최대시한폭탄이 될 것이란 건 누구나 아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대출규제를 하기 전까지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을 크게 늘렸다. 이 역시 당장 눈앞의 실적을 올려야 살아남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외형 확장? 필요하다. 덩치가 클수록 여러모로 유리하다. 그러나 보다 시급한 것은 '리스크 관리'다. 고객이 맡긴 돈을 안전하게 관리·운용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있을 수 없다. 덩치만 키우는 데 치중하다간 위기만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는 은행, 은행장이 필요한 시기다. 합병도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는 쪽, 중심으로 진행돼야 한다."
하나은행 "4위의 설움에서 벗어나야"
올해도 일부 은행은 합병을 꿈꿨다. 대표적 예가 하나은행의 우리은행 인수 시도였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민영화 대상인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희망했다가 "어디,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 하느냐"는 우리측 반발로 좌절됐다. 자산순위 4위의 설움이었다.
하나은행 임원은 "합병은 더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 절박한 생존수단"이라며 "내년 최대 화두는 합병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나은행의 합병대상 1순위는 외환은행이다. 앞서 김승유 회장도 지난달 말 "모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는 것이며 거기에는 외환은행도 포함이 된다"며 외환은행을 직접 거론했었다.
앞의 하나은행 임원은 "나중에 우리은행과 합치기 위해서라도 우선 외환은행부터 인수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며 "단 하나, 문제는 외환은행 인수전이 치열할 경우 인수비용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외환 인수' 최대 라이벌은 국민은행
현재 하나은행이 가장 강력한 인수경쟁 라이벌로 꼽는 곳은 국내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이다. 민유성 산업은행장도 외환은행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이나, 자금력이나 파워 등을 볼 때 국민은행이 가장 버거운 상대라는 게 하나은행측 평가다.
강정원 국민은행장 겸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안전맨'이다. 돌다리도 몇 번씩 두들겨보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외형 키우기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시해왔다. 이런 탓에 국민은행장 취임 초기에는 합병을 통한 확장보다는 고객서비스 만족도 제고 등 '수성'에 무게중심을 뒀다. 그러던 그도 2006년에는 외환은행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 거의 인수 직전까지 갔던 전력이 있다.
강 행장은 그 후 증권·투신 인수 등은 거론하고 있지만 외환은행에 대해선 아직 공식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내심은 외환은행 인수 쪽으로 쏠려 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외환을 인수할 경우 더이상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외형을 부풀리는 것은 물론, 질적 시너지효과도 높일 수 있다는 게 국민측 판단이기 때문이다. 하나측이 국민을 최대 경쟁자로 인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국민은행이 더이상 덩치를 키울 필요가 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국민측은 이에 대해 "왜 지난해 말 리먼브러더스 위기가 터졌을 때 JP모건 등 미국은행들이 M&A에 적극 나섰겠나"라고 반문한다. "덩치가 클수록 조달금리가 낮아지고 은행의 안전성은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게 국민측 답이다.
특히 최근 진통 끝에 KB금융지주회장으로 내정된 강 행장 입장에서는 '큰 작품'을 하나 빨리 만들어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 외환은행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계 분석이다.
"리스크 관리 제대로 하는 은행, 은행장 필요"
상황이 이런 만큼 새해 벽두부터 외환은행 인수전은 뜨겁게 불붙을 공산이 크다. 특히 은행들은 정부가 기존 저금리-확장정책을 계속 펼 내년 상반기가 인수의 최적기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 세계가 출구전략을 본격화하면 다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가능한 한 상반기에 큰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은행 인수만이 만병통치약일 수는 없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임원은 최근 이런 지적을 했다.
"2006년 모든 은행들이 대출경쟁에 미쳤을 때 일이다. 행장의 대출 지시에 '이러다간 사고 나는데'라면서도 모두 끌려갔다. 행장이 명줄을 쥐고 있기 때문이었다. 임기 3년이 보장되는 등재임원은 고작 3~4명밖에 안된다. 나머지 임원은 모두가 1년살이 인생이다. 행장 눈밖에 났다간 끝이다. 대출경쟁은 결국 리먼브러더스 사태 발발 후 한국경제를 또 한차례 벼랑 끝 위기로 몰아넣었다."
"한번 혼쭐이 나서 지금은 나아졌을까. 글쎄다. 한 예로 올해만 해도 가계대출이 급증, 문제가 됐다. 가계대출이 향후 최대시한폭탄이 될 것이란 건 누구나 아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대출규제를 하기 전까지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을 크게 늘렸다. 이 역시 당장 눈앞의 실적을 올려야 살아남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외형 확장? 필요하다. 덩치가 클수록 여러모로 유리하다. 그러나 보다 시급한 것은 '리스크 관리'다. 고객이 맡긴 돈을 안전하게 관리·운용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있을 수 없다. 덩치만 키우는 데 치중하다간 위기만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는 은행, 은행장이 필요한 시기다. 합병도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는 쪽, 중심으로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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