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치에선 특히 신뢰 중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중요", "법치 말로만 되는 것 아냐"
23일 복수의 참석자들 전언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이날 35명 정도의 국회 선진사회연구포럼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내모처에서 가진 송년회 만찬 모임에서 "우리는 선진사회로 가는 기로에 있다"며 "이때 두가지가 중요한데,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고,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보이지 않는 게 신뢰라는 인프라로, 이것이 없으면 선진사회로 갈 수 없다"며 "신뢰라는 인프라는 특히 정치라는 영역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돈만 있다고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선진국은 또 정책 등에 있어서 예측이 가능해야 하고, 원칙과 신뢰가 잘 지켜져야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신뢰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선 "창의력이 중요한 시대인데 국가나 사회가 공정한 심판자란 믿음이 있어야 우수한 사람들이 의욕을 갖고 창의력을 발휘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법치나 신뢰 같은 것들이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말미에 "이 모임이 선진사회연구포럼인 만큼 여러분들이 내년에 선진국으로 가는 소프트웨어를 잘 깔아주기를 바란다"며, 해석하기에 따라선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6월에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발언은 일반론적 원론을 이야기한 것일 수도 있으나, 세종시 문제를 놓고 이명박 대통령과 정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정치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세종시 정부안이 발표될 내년 1월11일 이후에도 '세종시 원안+알파'를 고수하겠다는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인 '선진화' '법치' 등을 직접 거론하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대목은 이 대통령 논리에 대한 정면반박적 성격을 띤 것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또한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발언 역시 이 대통령이 다수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하고 있는 4대강 사업 등 대형토목사업에 대한 비판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이날 저녁 6시부터 시작된 포럼 만찬에서 박 전 대표는 2시간여 가량 의원들과 화기애애한 가운데 담소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만찬에는 한나라당에서는 유정복, 이학재, 이정현, 김옥이, 조원진, 김선동, 이진복, 손범규, 정해걸, 주성영, 김태원, 현기환, 허원제, 유재중, 성윤환, 정희수, 서상기, 김태환, 한선교, 박보환, 안홍준, 박상은, 이경재 의원 등이, 친박연대에서는 노철래, 김정, 김혜성, 윤상일 의원, 그리고 무소속 정수성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밖에 비친박 의원으로도 김충환, 유일호 의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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