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수원 재보선 참패 원인' 자체 조사해보니...
김제동-손석희 하차, 4대강 강행, 견제론, 세종시 수정
2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한나라당 소속 여의도연구소가 10·28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였던 수원 장안의 '실패 연구'를 위해 선거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최근 작성한 보고서를 입수한 결과, 당시 투표에 가장 영향이 컸던 이슈는 '방송인 김제동·손석희 프로그램 하차'였고, 이어 4대강 사업, 야당의 정부 견제론, 세종시 수정 논란 순이었다.
지난달 30일 수원 장안 유권자 1천288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선 두 방송인의 하차가 '투표에 영향을 줬다'는 응답이 전체 유권자의 절반가량(45.7%)에 달했고, 특히 당선자인 민주당 이찬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에는 다수(67.0%)였다.
여의도연구소는 "정책보다는 감성적인 이슈에 민감한 최근 선거 경향에 비춰볼 때 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두 방송인의 하차는 선거구도를 불리하게 고착화시켰다"고 분석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인 2주일 동안 지지후보를 결정하거나 바꾼 부동층 중에서 대부분(70%)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도 이 때문이란 것이다.
보고서에선 "이미 젊은 층은 김제동씨 퇴출 등의 영향으로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지배적이었는데 한나라당이 마지막까지 성균관대 일원에서 선거 역량을 집중한 것은 '물고기 없는 곳에서 낚시질'한 형국"이라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한나라당 후보가 성대 학생들에게는 3위에 그쳤고, 전통적으로 여당이 강세였던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도 2위로 처진 것은 산토끼(젊은 층) 잡으려다 집토끼(지지층) 놓친 격"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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