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최후통첩 "더이상 거품 방치 못해"
"부동산-주식에서 경제논리로 설명하기 어려운 거품 발생"
이성태 총재는 이날 오전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7개월째 동결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반 경제상황이 호전되고 있음을 지적한 뒤, "한 가지 우리 금통위의 관심사는 주택담보대출이 감독당국의 억제노력이 있었지만, 최근까지 상당히 큰 규모의 증가가 지속되고 있어서 몇 달 동안 주택가격 상승과 맞물려서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파트값 폭등을 정조준했다.
이 총재는 이어 "현재 기준금리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빚이 너무 많아지도록 작용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해 물가를 압박하고,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에서 경제논리로 설명하기 어려운 `거품'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균형 있게 봐야 한다"며, 초저금리의 부작용인 부동산폭등을 정조준했다.
그는 더 나아가 "최근 몇 달간 주택문제와 주택관련 대출문제를 거론하는 배경은 그쪽에서 자꾸 상황이 나빠진다면 우리가 취하고 있는 정책 경로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라며 "상당한 정도로 큰 금융완화가 적절치 못하다는 신호가 많이 나타나면 궤도를 수정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하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빚을 계속 끌어가면서 주택을 사들일 경우,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곤란하다"며 부동산거품을 막기 위한 금리인상 단행을 강력 경고했다.
그는 이어 "지금 상태는 금융완화 정도가 강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당장은 실물경기, 국제경제 환경, 물가, 국제수지 등을 고려할 때 금융완화 기조가 맞으나 자산가격 쪽이 걱정된다. 강력한 금융완화 기조의 폐단이 자꾸 크게 나타나고 확산된다면 정책기조를 재고해 볼 수밖에 없다"며 거듭 금리인상을 경고했다.
그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각자 처한 위치에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서는 그런 의견을 충분히 경청해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판단과 집행은 결국 우리 몫이다. 출구전략 국제공조 역시 어떤 시점에서 무엇이 적절하느냐는 그 일을 책임지는 사람의 몫"이라며 한은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그간의 어떤 발언보다도 전례 없이 강도 높은 발언으로, 작금의 집값-전세값 폭등이 멈추지 않을 경우 정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이 총재는 내년 4월 임기가 끝나는 만큼 자리에 연연함이 없이 금리인상을 독자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돼, 연내에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돈의 흐름이 부동산과 주식에서 은행으로 다시 바뀌면서 자산거품 생산이 중단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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