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강공 전환? "우라늄 농축 마무리중"
"플루토늄 무기화도", 원색적 MB 맹비난 재개하기도
지난 몇 달간 미국과 한국 등에 대한 유화정책을 폈으나, 미국이 북-미 직접대화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는 데 따른 강공 전환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 "플루토늄 무기화, 우라늄 농축 결속단계"
4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의 유엔 대표는 3일 유엔 안보리 의장 앞으로 발송한 편지를 통해 "폐연료봉의 재처리가 마감단계에서 마무리되고 추출된 플루토늄이 무기화되고 있으며 우라늄 농축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결속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앞서 지난 6월 13일 성명을 통해 "새로 추출되는 플루토늄 전량을 무기화하고 우라늄 농축작업에 착수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대화에도, 제재에도 다 대처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일부 상임이사국들이 제재를 앞세우고 대화를 하겠다면 우리 역시 핵억제력 강화를 앞세우고 대화에 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더 나아가 "만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어느 길이 조선반도 비핵화와 세계의 비핵화에 더 이로운가를 똑바로 판단하지 못하고 지금의 사태를 지속시킨다면 우리는 이미 표명한대로 또 다른 자위적인 강경대응 조치들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우리는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과 평화적 발전권을 난폭하게 유린하는 데 이용된 6자회담 구도를 반대한 것이지 조선반도 비핵화와 세계의 비핵화 그 자체를 부정한 적은 없다"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철두철미 미국의 대조선 핵정책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며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촉구했다.
이같은 강경 성명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4일부터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을 방문하기 시작한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보즈워스가 당초 방북을 검토하다가 취소한 데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다.
북한 다시 MB 맹비난, 경비정 침범도
북한은 이와 동시에 한국에 대해서도 다시 긴장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북한조문단의 이명박 대통령 예방 후 지난달 말부터 북한의 각종 매체들의 대남 비난물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역적패당" 등의 험구가 사라졌다가 3일 대외 라디오방송인 <평양방송>에 재등장했다.
<평양방송>은 이날 오전 11시50분께 방송한 '주택난을 통해 본 남조선 사회의 현실'이라는 제목의 방송물에서 이 대통령의 실명에 "역적패당" 등의 험구를 붙이고, 이명박 정부를 "괴뢰 집권당국"이라고 표현했다. 이 방송은 또 "이명박 독재정권을 뒤집어엎기 위한 투쟁에 적극 떨쳐 나서야 할 것"이라며 반정부 투쟁도 선동했다.
이 방송물은 <평양방송>이 지난달 19일 오전 0시50분께 방송했던 내용을 그대로 재방송한 것이다. <평양방송> 등 북한매체들은 그러나 지난달 말 이래 과거에 방송했던 내용을 재방송하더라도 원래 내용 가운데 이 대통령에 대한 험구를 삭제하고 "괴뢰"라는 등의 표현도 삭제하거나 수정완화했으며, '반통일 세력을 분쇄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반드시 통일을 이룰 것이다'는 식으로 바꿨었다. 따라서 이날 방송은 의도적으로 이 대통령에 대한 비난공세를 재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3일에는 북한 경비정 한 척이 새벽 1시43분께 서해 백령도 동북방 10km 해상의 북방한계선(NLL)을 6분여간 침범했다가 되돌아갔다고 군당국이 4일 밝히기도 했다.
우리 해군은 NLL에 접근하는 북한 경비정을 향해 "귀측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는 경고통신을 했으나 북측 경비정은 응답하지 않은 채 NLL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한 것은 올 들어 이번이 9번째다.
美 언론 "북-미 직접대화 검토"
이처럼 북한이 강경 자세로 전환한 가운데, 오바마 미 정부가 대북 직접대화를 모색중이란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워싱턴 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오바마 정부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 위한 인센티브로 양자회담에 합의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의 외교전문기자 니컬러스 크라레브는 블로그를 통해 미 국무부 이언 켈리 대변인이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아시아 순방을 발표하는 성명을 통해 “보즈워스가 6자회담의 컨텍스트 내에서 북한과 양자회담의 역할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한 대목을 지적하며, “오바마 정부가 지금까지 양자회담을 거부해 왔으나, 양측의 체면을 살리는 옵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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