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60%가 정부의 서민생활 안정정책에 대해 비판적 평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KDI 여론조사 "국민 60%, 서민정책에 부정적"

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보고서 <서민생활 안정대책에 대한 국민 의견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7월9일~17일)를 실시한 결과 정부의 서민 대책에 대해 응답자의 60.4%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론 '매우 부정적'이 18.0%, '부정적'이 42.4%였다.

반면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전체의 38.0%로, '매우 긍정적'이 3.4%, '긍정적'이 34.6%였다.

특히 20대의 경우는 무려 72.4%가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대학 재학 이상의 68.5%, 사무.관리.전문직의 70.5%, 광주전라의 74.0%가 부정적이라고 답해, 청년층과 고학력-전문직에서 비판적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이라고 답한 이유는 응답자의 49.4%가 '실제 효과가 있는 정책들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정책 의지가 부족했다'(30.5%), '관련 정책 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13.2%), '해당 정책의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부족했다'(6.0%) 순이었다.

그나마 서민 대책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유가환급금 지급'(22.6%)이었다. '일자리 나누기 지원'(16.4%), '긴급 생계지원'(15.6%), '희망근로 프로젝트'(8.4%), '물가 안정과 보금자리 주택보급 확대'(7.6%)가 뒤를 이었다. '좋은 대책이 없었다'는 답변도 19.2%나 됐다.

서민 정책을 펼 때 중점을 둬야 할 사항으로는 응답자의 48.0%가 '서민들의 생활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을 꼽아 탁상행정 타파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고, '예산낭비를 줄이기 위해 효율적으로 정책집행을 하는 것'도 31.8%에 달했다.

향후 신경 써야 할 역점 분야로는 '일자리 만들기와 고용불안 해소 등 고용대책'이 46.4%로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서민생활과 관련한 각종 세금 부담 줄이기'(44.0%), '물가 및 부동산 시장 안정'(37.6%), '사교육비 경감 등 교육비 부담 줄이기'(37.4%) 등이었다.

민주당 "MB, 떡볶이 사먹는 것으론 국민 못 속여"

이같은 국책연구기관 조사결사와 관련, 재정부는 적잖은 당혹감을 나타내며 조사시점이 보금자리 주택 등의 정책이 발표되기 전인 7월임을 강조하며 그 후 여론이 호전됐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노영민 대변인은 이날 즉각 논평을 통해 KDI 여론조사에 반색을 하며 "의미심장한 것은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서민들의 생활 실태를 정확히 알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응답했다는 사실이며, 또한 그나마의 대책조차 실질적인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서민을 위한 정책의지도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결국 시장 가서 떡볶이나 사먹고, 쇼하기 민생정책으로는 국민들을 속일 수 없다는 이야기"라고 이 대통령을 맹공했다.

노 대변인은 이어 "정권 출범부터 부자감세를 주도하는 등 태생적으로 부자정권인 이명박 정권의 허울뿐인 민생정책에 속아 넘어갈 우리 국민들이 아니다"라며 "국민들은 이미 선진화되어 있는데 이명박 정권은 과거 70년대식 개발독재 모습으로 국민들을 대하고 있다"며 거듭 이명박 정부를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