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부도 이제 시작, GM도 쓰러질 것"
미연방은행 "실업률 10%까지 높아질 것", 미CEO들 "절망적"
냉엄한 현실이 지난 한달간 투기적 유동성 장세로 뜨겁게 달궈졌던 금융시장을 차갑게 식히기 시작한 양상이다.
무디스 "부도 이제 시작일뿐. GM-크라이슬러도 쓰러질 것"
7일(현지시간) 발표한 무디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 부도율은 7.4%로, 전년말 4분기의 4.5%에서 크게 높아졌다. 유럽의 1분기 부도율도 4.8%로 전년말 4분기의 2%보다 배이상 높아졌다.
문제는 앞으로 기업부도가 더 급증하면서 실업과 금융부실이 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무디스는 정크본드(투자부적격채권)를 발행한 미국기업의 15.0%가 연내에 쓰러지고, 유럽의 경우는 그 비율이 21%로 더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도는 이제 시작일뿐이라는 의미다. 앞서 6일 도이체방크의 애널리스트 짐 레이드는 향후 5년내에 정크본드를 발행한 미국기업의 53%가 쓰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특히 GM의 파산 가능성은 70%, 크라이슬러의 파산 가능성은 70%를 웃도는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오바마 정부는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까지 가지 않고 구조조정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그동안 성과가 거의 없었던 점과 새로운 구조조정안에서 요구되는 사항들을 감안할 때 이해 당사자들이 적절한 행동에 나서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파산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파산을 기정사실화했다.
GM 등 자동차 빅3는 지난해 4분기 금융불황 도래후 이미 40만명을 감원한 바 있다. GM-크라이슬러가 파산을 하든 않든 간에 앞으로 이 이상의 대규모 실업자가 발생할 것이란 의미다.
피셔 미연방은행총재 "실업률 10% 될듯"
미국 댈러스 미연방은행의 피셔 총재는 8일 "3월말 현재 8.5%인 미국 실업률이 연말에는 10%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업률 10%는 오바마 정부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돌파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마의 마지노선이다.
피셔 총재는 이날 일본경제센터(JCER) 초청 강연에서 "미국경제활동을 지탱하고 고용을 창출-유지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몸을 움추리고 있어 미국경제가 정체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는 과잉생산능력 하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현상황을 과잉생산-과소소비의 공황적 국면으로 규정한 뒤, 따라서 향후 수년간은 디플레가 경제를 지배할 것으로 내다봤다.
피셔 총재 전망은 미연준의 잇따른 대응으로 금융시장이 호전되고 있다는 벤 버냉키 미연준의장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미국 CEO들 거의 절망적 전망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다보는 경제 전망 또한 역대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지난달 16~27일 미국의 CEO 100명을 상대로 조사해 7일 발표한 4분기 경제전망 지수는 -5로, 2002년 이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첫 마이너스이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4분기의 16.5에서 크게 낮아진 것으로, 지수가 50을 밑돌면 CEO들이 경기의 성장보다는 위축을 예상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는 절망적 상황을 뜻한다.
CEO들은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가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해 작년 12월 조사 때 정체를 예상했던 것에 비해 더 비관적인 예측을 내놨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의 회원사는 1천만명을 고용하고 있고 매출 규모도 연간 5조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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