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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시스템 위기에 고작 토목공사라니..."

"끼니 급한 서민에게 ‘역사 바로잡기’가 어떤 의미 가질지"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13일 올 한 해를 이명박 정부의 실정이란 '내우'와 미국발 금융위기라는 '외환'이 겹친 '총체적 난국'의 한 해로 규정하며 향후 국가의 앞날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이 교수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어둡고 긴 한 해를 보내며'란 글을 통해 "이처럼 많은 어려움이 한꺼번에 밀려온 때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경제만 어려운 게 아니다. 온 사회가 심각한 갈등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개탄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명박 정부를 정조준, "미국발 금융위기가 현 정부의 가장 큰 불운일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현 정부의 허물을 모두 덮어버리는 편리한 핑계거리도 될 수 있다"며 "이게 맞는 말일까? 천만의 말씀"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기 이전에도 숱한 실정으로 경제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었다. 줏대 없는 오락가락 정책 때문에 시장은 극도의 혼란에 빠져 버리고 말았다"며 "이런 와중에 금융위기의 불길이 우리 경제에 옮아 붙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위기는 총체적 경제위기 진화과정의 마지막 매듭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위기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경제위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점차 짙어지는데도 이에 대한 대응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시스템의 위기가 문제의 핵심인데, 고작 토목공사로 경기부양을 할 생각이나 하고 있다. 이런 시대착오적 발상 때문에 틈만 나면 대운하의 망령이 고개를 든다"며 대운하 추진을 힐난한 뒤, "유가가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공직자 승용차 홀짝제로 경제 살리자고 떠드는 것을 보면 웃음이 터져 나올 지경"이라며 구태의연한 대응을 질타했다.

그는 "이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지 전혀 모른다는 데 있다. 언제나 그렇고 지금처럼 어려울 때는 더욱 그렇지만, 국민의 가장 간절한 바람은 민생의 안정"이라며 "민생의 안정에 온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정부는 쓸모없는 일에 노력을 낭비하고 있다. 특정 이념집단의 대표 노릇을 하는 실정이다. 당장의 끼니가 급한 서민에게 ‘역사 바로잡기’라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지 궁금하다. 좌파의 잔재를 쓸어낸다는 것도 극소수 이념가들의 관심사에 불과할 뿐"이라며 이념갈등만 양산하고 있는 정권을 꾸짖었다.

그는 또 "양극화에 맞서 싸워야할 정부가 불난 데 부채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기가 막힌다.종부세 문제만 해도 그렇다. 억울한 납세자를 구제해 준다는 데 누가 반대를 하겠는가? 그런 핑계로 서민들 주머니 털어 부자들 주머니에 넣어주려고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대놓고 부자를 위하는 정책 탓에 사회통합의 기반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 교수는 "소수의 이익이 아니라 전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정부를 보고 싶다. 우리에게 참다운 리더십의 모범을 보여줄 겸손하고 현명한 지도자를 보고 싶기도 하다"는 바람으로 글을 끝맺었다.

다음은 이 교수의 글 전문.

어둡고 긴 한 해를 보내며

이준구

유달리 긴 것처럼 느껴진 한 해였다. 그렇게 느낀 것이 비단 나뿐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초 인수위 시절부터 이런 저런 일들이 한 달이 멀다 하고 터져 나왔으니 그렇게 느낄 만도 하다. 뿐만 아니라 갖가지 내우에 외환까지 겹쳐 어두움이 가실 때 없는 한 해였다. 이처럼 많은 어려움이 한꺼번에 밀려온 때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얼마나 더 오래 이 어두운 골짜기를 헤매야 할지 모른다는 데 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 해도 곧 빠져나갈 희망이 보이면 그리 두렵지 않다. 그러나 지금의 총체적 난국은 언제나 되어야 그 수습의 가닥이 잡힐지 그저 막막하기만 한 실정이다. 경제만 어려운 게 아니다. 온 사회가 심각한 갈등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현 정부의 가장 큰 불운일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현 정부의 허물을 모두 덮어버리는 편리한 핑계거리도 될 수 있다. 그들이 나지막한 소리로 중얼거리는 것을 들어 보라. 아무리 능력 있는 정부라도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말이다. 큰소리로 그렇게 외치고 싶겠지만 차마 체면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으리라.

이게 맞는 말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기 이전에도 숱한 실정으로 경제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었다. 줏대 없는 오락가락 정책 때문에 시장은 극도의 혼란에 빠져 버리고 말았다. 이런 와중에 금융위기의 불길이 우리 경제에 옮아 붙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위기는 총체적 경제위기 진화과정의 마지막 매듭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경제위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점차 짙어지는데도 이에 대한 대응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시스템의 위기가 문제의 핵심인데, 고작 토목공사로 경기부양을 할 생각이나 하고 있다. 이런 시대착오적 발상 때문에 틈만 나면 대운하의 망령이 고개를 든다. 유가가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공직자 승용차 홀짝제로 경제 살리자고 떠드는 것을 보면 웃음이 터져 나올 지경이다.

이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지 전혀 모른다는 데 있다. 언제나 그렇고 지금처럼 어려울 때는 더욱 그렇지만, 국민의 가장 간절한 바람은 민생의 안정이다. 지난 대선에서 왜 국민이 그런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을까?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 때문이었다. 길 가는 사람 누구를 붙잡고 물어 봐도 똑같은 말을 할 것이다.

민생의 안정에 온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정부는 쓸모없는 일에 노력을 낭비하고 있다. 국민의 광범한 이익을 대변해야 할 본분을 망각하고 특정 이념집단의 대표 노릇을 하는 실정이다. 당장의 끼니가 급한 서민에게 ‘역사 바로잡기’라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지 궁금하다. 좌파의 잔재를 쓸어낸다는 것도 극소수 이념가들의 관심사에 불과할 뿐이다.

양극화에 맞서 싸워야할 정부가 불난 데 부채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기가 막힌다.종부세 문제만 해도 그렇다. 억울한 납세자를 구제해 준다는 데 누가 반대를 하겠는가? 그런 핑계로 서민들 주머니 털어 부자들 주머니에 넣어주려고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대놓고 부자를 위하는 정책 탓에 사회통합의 기반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다가오는 새해는 좀더 밝고 편안했으면 좋겠다. 나날이 쪼그라들어 가는 서민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질 수 있는 기적을 바라고 싶다. 소수의 이익이 아니라 전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정부를 보고 싶다. 우리에게 참다운 리더십의 모범을 보여줄 겸손하고 현명한 지도자를 보고 싶기도 하다. 길고 어두운 한 해를 보내면서 간절히 빌어보는 소망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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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2 개 있습니다.

  • 8 4
    세상

    정말 너무 맞는 말입니다
    이명박의 삽질에 세계 금융위기가 핑계거리를 준 것이지요.
    부도덕,무능,뻔뻔함,치졸함,냉혹함....
    이루 말 할 수 없지요.
    제 생각은 이명박은 우리나라를 말아먹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마냥 도무지
    이해할수 없는 행동만 합니다.
    지식인들이 힘을 모아 탄핵시키는데 앞장서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대로는 우리나라의 앞날이 끔직합니다.

  • 10 5
    걱정

    5공식수법으로 국정원이나 깡패들동원해서 염삼테러나위장교통사고 테러로
    가해할려고하지않을까요?
    넘무서운세상이라..

  • 15 6
    정치분석가

    노가다 십장에 뇌무아들 뿐이니 ㅋㅋㅋ
    대장은 노가다 씹장출신 ㅋㅋㅋ
    열렬 지지자들은 뇌세포가 1950년대에서 굳어버린 핵꼴통들 ㅋㅋㅋ
    뭘 더바래? ㅋㅋㅋ

  • 11 7
    지나가다

    배운 짓이 노가다뿐인데 ....
    뭘 기대합니까?

  • 10 8
    111

    북한과 통일하고 세종대왕 화폐로 결제해라......무역결제........
    해외에나가서 만원지폐들고나가서.
    해외에서 물건 사보고싶어....ㅋㅋ
    세종대왕 지폐로 원유도 사고 싶어...ㅋ.

  • 12 26
    오대수

    지난 10년간 넌 뭐했냐?
    10년간 거품 불어넣고 카드 남발할때
    넌 어디 있었냐?
    주석궁에서 기쁨조랑 놀고 있었냐?

  • 10 8
    111

    아키히로 머리속에는....북한개발권을 미국으로 넘길려고 하나
    일본으로 넘길려고 하나.....아니면 중국 ㅋㅋㅋ
    이나라는 뭐가 떨어져.... 떨어지는거 하나도 없네.

  • 8 8
    111

    국보법폐지하고 6.15와 10.4로
    북한개발권을 쥐고 되니..해외에서 너도나도 빌려줄려고 하지 ㅋㅋ
    북미정상회담 -북미수교 이런식으로 나가는데...ㅋㅋ
    토목공사는 북한가서 하는것을.

  • 8 8
    111

    올해 외평채를 발행못한이유가 북한...
    북한의 김정일의 건강이상설....
    북한과의 단절..개성공단중단..
    뭘 발행해. 그냥 내년에 만기라서
    무차별 . 회수해 가지. 뭐하러 빌려줘.
    .

  • 20 8
    펀치

    이준구 교수 훌륭한 진단입니다.
    덧붙여 처방도 말씀해 주시면, 어떨지?

  • 12 8
    111

    은행들이 빌린 단기외채들의 무차별회수 .....
    은행들을 파산으로 몰고가면 경제를
    흔들어 연쇄부도 자금신용경색.해외에서 안주지
    국내 은행들 1년 단기외채 2300억달러 만기라며
    속속돌아오는 장기외채만기..

  • 9 8
    111

    국보법폐지하고 6.15와 10.4로 14조 북한투자로
    금융위기 넘길수 있는것을..... 북한과는단절하고
    삽질 ...... 시스템의 부재야....
    은행파산을 시키면 그나라 경제권을 흔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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