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소장 "지금 한국, 버블 붕괴 초기단계"
"정부가 부동산거품 양산 막았다고? 사기성 발언"
20일 <중앙선데이>에 따르면, 김 소장은 지난 16일 <중앙선데이>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와 관련, “중간 지점에 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실 채권 규모를 1조5000억~2조 달러 정도로 본다. 이 중 8500억 달러 정도 처리됐다"며 "문제는 손실 규모가 확정된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집값이 더 떨어지면 부실 채권 규모가 더 불어난다”며 서브프라임 사태가 '현재 진행형'임을 밝혔다.
그는 한국 부동산거품은 미국보다 더 심하다고 판단하며 그 근거로 “2001년 일산 신도시의 30평형대 아파트 가격은 1억5000만원 정도 됐다. 그런데 이게 한창 때는 5억~6억원까지 올랐다. 이 기간에 임금은 얼마 오르지 못했다. 미국은 지역 편차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평균 15만 달러에서 23만 달러로 올랐다"는 점을 꼽으며 "여기에 비춰볼 때 국내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통해 금융기관 부실을 막았다고 자부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기성 발언"이라며 "우리 부동산 통계 자체가 엉터리다. 실제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수도권 일대 아파트 가격은 3배 정도 올랐다. 하지만 정부가 부동산 가격 지표로 삼는 국민은행의 주택가격지수는 이 기간 70%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최근엔 아파트 가격이 상당히 떨어지고 매매도 거의 없는데 주택가격지수는 거의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이런 엉터리 통계를 가지고 부동산 정책을 펼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질타했다.
그는 버블 붕괴의 현 수준과 관련해선, “거품이 가장 심한 곳이 수도권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서울을 뺀 수도권은 상당히 공급 과잉 상태다. 일산 근처 신도시의 기존 분양 아파트도 텅 비어 있다. 미분양도 속출한다. 호가는 1억~1억5000만원가량 하락했지만 거래는 없다. 더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국과 일본도 거품 붕괴 초기 단계에선 거래가 얼어붙다가 일정 기간 지나자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들어 거래가 확 줄면서 지난해 말부터 호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버블 붕괴의 초기 단계”라고 단언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경제위기론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선 "현 정부가 국가 경제를 관리할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한 게 큰 위기라고는 말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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