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계 3선 김광원 한나라당 의원이 4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들을 겨냥 "천방지축", "호가호위"의 용어를 써가며 맹질타했다.

김 의원은 이 날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 직전 여의도 당사에서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정치인들이란 원래 입이 문제라 천방지축하기 마련"이라며 "자기 인기를 얻기위해 신문에 이름 좀 올리기 위해 설치는데 자제 좀 해야한다"고 이 당선인 측근 인사들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쓸데없는 오해를 살만한 이갸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마치 자기가 실세인양 호가호위하는 이런 얘기들은 삼가야 한다"고 거듭 비판을 가했다.

그는 자신의 퇴진 과정과 관련, 이명박 당선인과의 사전 상의 여부에 대해 "상의 안했고 나 혼자 결정했다"며 "서운한 게 없지는 않지만... 뭐 오히려 누구 눈치 안보고 결정해 자유롭다. 저쪽에 말한 바도 없고, 요즘에는 연락도 안온다"고 이명박계에 대한 서운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물갈이론에 대해서도 "물갈이는 정치적 수식어에 불과하다"며 "이방호 사무총장이 물갈이 한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이방호 사무총장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이제껏 물갈이는 자연스럽게 돼 왔다"며 "무슨 몇 퍼센트 이렇게 수치를 정해가지고 의도적으로 물갈이 안해도 부분적으로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불출마에 따라 영남 물갈이론이 재점화할 조짐에 대해 "나로 인해 중진의원들을 물갈이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오히려 전문성 있는 중진들은 계속 남아 당에 기여를 해야 한다. 내 개인 문제일뿐 중진 물갈이로 번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희망했다.

그는 영남 물갈이의 바로미터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물론 그런 이야기가 있는 것은 잘 안다"면서도 "그러나 내 견해는 전혀 다르다. 대통령 친형이 지역구 국회의원을 하는 기회가 앞으로 또 오겠나? 나는 오히려 이런 기회를 경북 발전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이 부의장 퇴진에 반대했다.

그는 당규 3조2항 파동에 대해서도 "친박-친이 싸움은 정말 부끄러운 것"이라며 "공천가지고 친박-친이 싸울 때 나는 친국민으로 간다는 거다. 국민은 지금 공천 싸움에 슬프고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양 계파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그러나 박근혜계 좌장 김무성 최고위원의 반발에 대해선 "나도 (그와) 입장은 똑같다"며 과거에 벌금형 좀 받았다고 너는 안돼, 이런 식으로 따지면 윤리교사를 뽑아야 한다"고 이명박계를 비판했다.

그는 "조금 흠이 있더라도 당 발전과 국가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될 사람이라면 그런 인재를 활용해야 한다. 그게 실용주의 아닌가?"라며 이명박 당선인의 실용주의 노선에 빗대어 거듭 이명박계를 힐난했다.

다음은 김광원 의원과의 일문일답 전문

-당내 물갈이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데.
=물갈이는 정치적 수식어에 불과하다. 이방호 사무총장이 물갈이 한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지난번 총선에서 경주, 의성, 영주 이런 곳을 보면 다 그럴만한 사유가 있어 의원이 바뀐 것이고 이제껏 물갈이는 자연스럽게 돼 왔다. 무슨 몇 퍼센트 이렇게 수치를 정해가지고 의도적으로 물갈이 안해도 부분적으로 되는 거다.

-그러나 김 의원의 총선 불출마로 영남 물갈이론이 다시 논란이 될 듯한데
= 난 원래 3선만 하고 그만 두려 했다. 나로 인해 중진의원들을 물갈이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전문성 있는 중진들은 계속 남아 당에 기여를 해야 한다. 내 개인 문제일뿐 중진 물갈이로 번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이상득 부의장의 정계은퇴 요구도 거세지고있는데.
=물론 그런 이야기가 있는 것은 잘 안다. 그러나 내 견해는 전혀 다르다. 대통령 친형이 지역구 국회의원을 하는 기회가 앞으로 또 오겠나? 나는 오히려 이런 기회를 경북발전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이상득 부의장이 경북의 대장이 되어 일할 수 있는 호기라고 본다. 제일 큰 실세가 지역에 남는다면 지역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한나라당 경선과 대선에서 이명박 당선인을 위해 경북 조직을 총괄하는 역할을 했는데, 총선 불출마 결정 전에 당선인측과는 상의를 해봤나?
=상의 안했고 나 혼자 결정했다.

-좀 서운하다는 뜻으로 들린다.
=서운한 게 없지는 않지만... 뭐 오히려 누구 눈치 안보고 결정해 자유롭다. 저쪽에 말한 바도 없고, 요즘에는 연락도 안온다.

-최근 당내 공천 문제로 계파 갈등이 치열했는데.
=친박-친이 싸움은 정말 부끄러운 것이다. 공천 가지고 친박-친이 싸울때 나는 친국민으로 간다는 거다. 국민은 지금 공천 싸움에 슬프고 분노를 느끼고 있다.

-이번 당규 3조2항 문제로 김무성 최고위원이 10여년전 사건으로 낙마 위기까지 갔는데
=나도 (김 최고와) 입장은 똑같다. 누가 이명박 당선인의 실용주의와 국정운영에 도움이 될 것인지 개별 심사를 통해 좋은 인재를 고르면 된다. 그걸 가지고 친박이냐, 친이냐를 구분하고 특정인의 과거를 조사해서 뒤지고 한다면 한나라당엔 미래가 없다. 조금 흠이있더라도 당 발전과 국가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될 사람이라면 그런 인재를 활용해야 한다. 그게 실용주의 아닌가? 흰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잡으면 되지, 안그런가? 과거에 벌금형 좀 받았다고 너는 안돼, 이런 식으로 따지면 윤리교사를 뽑아야 한다.

-최근 인수위 활동은 어떻게 평가하나?
= 인수위는 그야말로 정부 인수 절차를 하는 곳이다. 정책 집행까지 하는 기구가 아니다. 그건 옳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된다.

-강재섭 대표가 최근 당선인의 최측근들을 질타했다. 어떻게 보나?
=정치인들이란 원래 입이 문제라 천방지축하기 마련이다. 자기 인기를 얻기 위해 신문에 이름 좀 올리기 위해 설치는데 자제좀 해야한다. 쓸 데 없는 오해를 살만한 이갸기를 하지 말아야한다. 마치 자기가 실세인양 호가호위하는 이런 얘기들은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