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롯데 계열사 특별세무조사 착수
'골육상쟁' 롯데 오너들, 국민 분노케 하며 정부개입 자초
4일 소식통들에 따르면,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지난달 중순부터 롯데그룹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4국은 비자금 조성 등 오너의 비리나 탈세 등을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국세청에서 가장 날카로운 칼날이다.
대홍기획은 롯데그룹 계열사에서만 80~90% 물량을 수주하는 롯데그룹 광고계열사로, 실질적으로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호텔롯데가 대홍기획 지분 12.8%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대홍기획의 자금흐름을 추적하다 보면 국세청의 칼날은 자연스레 호텔롯데로 향하고, 더 나아가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는 L투자회사로 향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L투자회사는 일본 회사인 데다가 비상장사여서 그 실체가 거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자산 관리를 위해 만든 페이퍼컴퍼니로 추정하고 있다.
정-재계에서는 친박좌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일 오전 롯데 사태를 강력 질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후 신격호-신동빈 회동에서 갈등이 해소되기는커녕 도리어 증폭되면서, 향후 국세청 세무조사가 롯데그룹 핵심부를 겨냥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롯데 오너일가가 정부의 개입을 자초했다는 것.
국세청은 박근혜 정권 출범직후인 2013년 롯데그룹 세무조사를 한 바 있으나, 당시는 과징금 부과 정도로 끝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차제에 롯데그룹의 숨겨진 실체를 명명백백히 파헤쳐 정부가 엄격 관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재계서열 5위로 유사시 한국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롯데에 대해 그동안 정부가 거의 방치로 일관해 왔기 때문이다.
한 예로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3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구멍가게도 이것보다는 낫다. 구멍가게도 형제간에 칼부림 내면서 목숨 걸지는 않지 않나"라고 롯데 오너일가를 질타한 뒤, "금감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정당한 간섭을 했었어야 하는데 너무 손 놓고 있었던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권 교수는 이어 "왜냐하면 지금 형제간의 싸움이 경영 상태 전반에 걸쳐서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매출이 떨어지고 적자가 나면 23만명 종업원들의 생사가 달려있는 문제"라면서 "그리고 금융시장에서 주주에게 주주 가치가 훼손되고, 나아가서는 국민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정부가 손 놓고 있을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무엇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들여다볼 건 들여다봐야 한다"며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적극 개입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임금하고 실질적으로 세금은 한국에 내고, 그리고 배당금은 일본으로 다 가져가고 그리고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에 관여하는 사람들 거의 일본 사람들"이라며 " 문제는 우리 감독 당국이 정확하게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소위 감독의 관할권 안에는 들어와 있어야 하는데 벗어나 있다는 거다. 그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거듭 정부에 적극적 관리를 주문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